KT 데이터 요금제 흥행…SKT·LGU+는 왜 늦어질까
KT 데이터 요금제 흥행…SKT·LGU+는 왜 늦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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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금인가제·혜택증대 검토 해명…“한 방 먹은 것” 분석도 나와
▲ 12일 KT가 데이터 선택 요금제를 선택한 고객이 10만 명을 넘었다고 밝혔지만,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예상 외로 잠잠한 행보를 보이고 있어 눈길이 모아지고 있다. 사진 / 홍금표 기자

지난 주 KT가 무선 음성 통화를 무제한으로 제공하고 데이터만으로 요금을 차별화하는 일명 ‘데이터 선택 요금제’를 내놓은 가운데,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에서는 예상과 달리 요금제 출시가 늦어지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2일 KT는 지난 8일 출시한 ‘데이터 선택 요금제’가 4일 만인 이날 오후 2시 가입자 10만 명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영업일 기준으로 3일이 조금 넘는 기간에 올린 성과라고 밝힌 KT는 이 같은 수치가 지난 2013년 망내 무한 음성 통화 요금제 출시 당시의 3일간 가입자 수 5만8000명을 크게 뛰어넘은 수치라고 설명했다.

KT에 따르면 공식 출시 다음 날인 주말에도 대리점과 판매점에 관련 내용을 문의하는 전화와 방문객이 몰리고 실제로 요금제 변경도 상당수 이뤄지는 등 ‘선제 효과’를 뜨겁게 누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KT 마케팅전략본부장 강국현 전무는 “데이터 선택 요금제에 대한 뜨거운 반응은 KT가 먼저 고객들의 잠재 요구를 파악하고 새로운 통신 소비 패러다임을 주도한 결과”라며 “앞으로도 차별화된 서비스를 통해 가계 통신비를 절감하길 원하는 고객 요구를 충족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반면 KT가 발표한 날에 함께 요금제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됐던 SK텔레콤과 이번 주 경에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던 LG유플러스는 예상 외로 잠잠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KT가 출시한 당일 SK텔레콤은 보도자료를 통해 향후 내놓을 요금제에 대한 방향을 밝혔고 LG유플러스 역시 비슷한 취지의 입장을 밝힌 바 있다.

SK텔레콤은 “특정 시기를 언급한 적은 없다”며 인가사업자기 때문에 시간이 조금 걸릴 것이라고 해명했고, LG유플러스는 “약속대로 이번 주 내로 출시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며 혜택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양사가 고심을 거듭하고 있어 요금제가 확정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가입자당 평균 매출을 의미하는 ARPU가 이통사들의 전략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1분기 ARPU가 3만4389원으로 가장 낮은 KT가 공격적인 선제 카드를 먼저 내놓으면서 3만6313원의 SK텔레콤과 3만5792원의 LG유플러스가 요금제를 설정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KT가 ARPU가 낮은 점을 적절히 활용한 것 같다”는 평을 내놨다. 아울러 SK텔레콤은 이통 3사 가운데 2G 고객이 가장 많이 남아 있어 음성 사용량이 가장 많아 음성 무한 요금제를 출시할 경우 손실 규모가 비교적 클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KT가 일정 수준 이상의 요금제에서 유선 통화도 무한 제공하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유선 통화 제공 혜택을 늘릴수록 유선 전화에서 가장 점유율이 높은 KT가 이득을 보게 되기 때문이다.

이 같은 해석이 맞아떨어진다면 결국 KT의 선제공격이 제대로 먹혔다는 뜻으로 풀이될 수 있다. 따라서 점유율 50%선이 붕괴된 SK텔레콤과 요금인가제 폐지 직격탄을 맞을 LG유플러스가 이를 만회하기 위해 KT와 비슷한 수준의 공격적인 요금제를 책정할 경우 수익성 악화도 우려되는 상황이 양사의 요금제 출시를 늦추고 있는 진짜 원인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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