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유업계 1위를 달리고 있는 SK이노베이션이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한다.
14일 SK그룹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지난 13일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특별퇴직을 실시한다는 내용의 안내글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SK이노베이션이 임직원 대상 특별퇴직을 단행한 것은 국제통화기금(IMF) 관리 체제이던 지난 1997년 이후 18년만이다.
지난해 기록적인 저유가로 수십여 년 만에 적자를 기록했다가 1분기 회복세를 보인 SK이노베이션 측은 이번 희망퇴직 실시에 대해 “현재로서는 불확실한 경영 환경 아래에 있는 만큼, 회사 본원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위기 극복을 위한 토대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SK이노베이션은 “1분기 실적이 반등하긴 했지만 석유화학 업종은 구조적인 위기를 겪고 있다는 게 경영진의 판단”이라며 “지금이 희망퇴직을 실시할 적기라고 보고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신청은 이달 말까지며, 대상은 만 44세 이상으로 5년 이상 근무자나 만 44세 미만 중 10년 이상 근무자에 해당된다. 신청자에게는 최대 60개월(5년)분 기본급이 퇴직 지원금으로 지급되고, 5000만원 이내의 자녀 학자금, 전직·창업 지원 서비스도 제공된다.
다만 SK이노베이션 측은 “특별 대상이나 목표 인원을 한정하지는 않고 구성원들의 자율적 의사에 따를 예정이며 단편적인 구조조정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또한 이달 내로 모든 흼아퇴직 절차가 종료된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매출 65조8757억원, 영업손실 2241억원을 기록하는 등 1977년 이후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하고 34년 만에 무배당을 결정했다. 올해 1분기에는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2% 감소한 12조455억원으로 기록됐지만 영업이익은 3212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SK이노베이션은 울산에 SK에너지 울산Complex, SK종합화학, SK루브리컨츠 등 3개 계열사를 두고 있으며, 이들 계열사의 임직원은 3000여명에 달한다.
지난해 사상 최악의 불황을 경험한 정유업계는 올해 1분기 들어 개선된 실적을 기록하며 되살아나는 조짐을 보이고 있으나 주요 정유사들은 구조적 위기가 언제든지 다시 닥쳐올 수 있다는 불안감에 구조조정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