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시멘트 매각 본격화…‘8천억대’ 전쟁 예고
동양시멘트 매각 본격화…‘8천억대’ 전쟁 예고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멘트·레미콘업계 한 판 승부…선택지 다양화 변수

 

▲ 올해 M&A 시장 최대어 중 하나로 꼽히는 동양시멘트 매각작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동양시멘트

업계 4위 동양시멘트 매각 작업이 본격화되면서 업계 1위를 노리는 시멘트 업체들과 수직계열화를 노리는 레미콘 업체들의 한 판 승부가 예고되고 있다.

지난달 29일 서울중앙지방법원은 동양시멘트 매각주관사 삼성KMPG를 통해 ㈜동양이 가지고 있는 지분 54.96%와 동양인터내셔널이 가지고 있는 지분 19.09%의 매각 계획을 공고했다. 삼정KMPG는 오는 12일까지 인수의향서(LOI)를 접수하고, 오는 26일 예비입찰을 거쳐 7월 하순 경 본입찰을 통해 우선협상대상자를 가려낼 계획이다.

특히 ‘뜨거운 감자’가 됐던 인수 방식은 분리 매각과 일괄 매각을 가리지 않는 것으로 정리돼 뜨거운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동양과 동양인터내셔널의 지분을 각각 따로 인수하는 것도 가능하고, 동양인터내셔널 지분 일부(12%)만을 인수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얘기다. 물론 74.05% 전체를 한꺼번에 매입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에 따라 경우의 수는 총 5가지에 달한다. 법원은 지분 매각 가격을 높이기 위해 ▲㈜동양의 54.96%만 매입하는 방식 ▲동양인터내셔널의 19.09%만 매입하는 방식 ▲양사의 지분 전체 74.05%를 매입하거나 ▲동양인터내셔널 보유 지분 중 12%만 인수하는 지분참여 방식 ▲㈜동양의 54.96%에 동양인터내셔널 지분 12%만 추가로 매입해 주주총회 특별결의요건이 충족되는 ‘의결권의 3분의 2’(67%)를 채우는 방식 등 총 5가지의 선택지를 제시했다.

다만 어떤 방안이 선택되더라도 주당 인수가격이 가장 높은 회사가 우선 협상권을 갖게 된다. 후보 회사가 양사의 지분을 모두 인수하기 위해 전체 인수 금액을 아무리 높이더라도 일부 지분에 대해 최고가를 써낸 기업이 있으면 해당 지분의 인수에 대해서는 밀릴 수 있다는 얘기다. 현재 양사가 보유하고 있는 동양시멘트 지분의 시장 가치는 6000억원 수준으로, 업계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해 최종 인수가를 8000억원 대로 추산하고 있다.

동양시멘트는 동양그룹 사태로 현재 업계 4위에 머물러 있지만, 사태 전까지는 시장 점유율 13%대를 유지하며 업계 2·3위를 꾸준히 유지해 오던 기업이다. 아울러 동양시멘트는 시멘트 사업에서 수출·물류 등에 큰 영향력을 끼치는 해안가 입지를 가지고 있어 쉽게 나오지 않을 ‘알짜’ 매물이라는 평가가 높다.

동양시멘트는 지난 2월 <한국경제>가 IB 분야 전문가 5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조사에서는 올해 M&A에서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을 기업 3위(12%)에 꼽히기도 했다. 1위는 홈플러스(27%)였고, 2위는 최근 롯데그룹이 1조원에 사들인 KT렌탈(17%)이었다.

상위 7개 회사가 국내 시멘트 점유율 90%를 점유하고 있는 과점 체제에서 동양시멘트를 인수하는 기업은 단숨에 업계 1위로 도약할 수 있다는 점은 시멘트 업계가 동양시멘트에 뜨거운 관심을 쏟고 있는 원인이다.

현재 업계 1위 쌍용양회의 점유율은 19.8%이고 2위 한일시멘트가 13.6%, 5위인 라파트한라가 12.1%를 차지하고 있으며, ‘빅7’ 중 매각을 추진중인 1위 쌍용양회, 워크아웃 중인 6위 현대시멘트를 제외하면 사실상 상위업체 전부가 동양시멘트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특히 해안가 공장이 하나도 없는 한일시멘트가 가장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따.

레미콘 업계도 뜨거운 관심을 보이고 있다.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레미콘 업계 2위인 삼표는 동양시멘트 출신 임직원들을 영입해 인수 작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매수자문사 선정에서도 동양시멘트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과 손을 잡았다. 1위인 유진기업 역시 군침을 흘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레미콘 업계는 동양시멘트를 확보하면 안정적인 원료공급이 가능해져 공급중단을 무기로 가격협상을 했던 시멘트회사에 끌려다니지 않아도 된다는 이점이 있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