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무산設, “가능성 낮다”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무산設, “가능성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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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측 경영권 방어도 만만찮을 것 전망
▲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을 두고 금융투자업계가 ‘합병 무산 가능성이 낮다’고 전망했다. 사진 / 홍금표 기자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을 두고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어소시에이츠가 반대하고 나서면서 삼성물산 주가가 급증하고, 합병실패설이 나오는 등 투자업계가 술렁이고 있는 가운데 금융투자업계는 ‘합병 무산 가능성이 낮다’고 전망했다.

7일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엘리엇 펀드가 나선다고 하더라도 삼성 역시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어 합병 무산은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삼성은 경영권 방어를 위해 배당정책, 기업 가치 개선안, 지주 개편 뒤의 청사진 제시 등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오진원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엘리엇이 합병 이사회 결의 공시 전 취득한 삼성물산 지분은 4.95%에 불과하다. 주식 매수 청구권 비용을 과다하게 청구하는 방식의 합병 무산 시도는 어려울 것”이라며 “엘리엇이 세력을 규합할 수 있는 시간은 고작 한 달에 불과하다”고 설명하며 무산가능성이 낮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전용기 현대증권 연구원은 “합병이 무산되게 되면 오히려 삼성물산 주주에게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합병 주총의 경우 통과 가능성이 크다”이라며 “엘리엇이 삼성물산 대량 매수 후 공개 매수하는 방법으로 합병을 부결시켜 손실이 발생하면 배임의 소지도 있다”고 지적했다.

업계에서는 오는 7월17일 열릴 합병주총이 난항을 겪을 가능성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엘리엇이 추가로 지분을 매수해 지분 10%이상을 보유하게 되면 회사 해산청구와 정리개시 청구 권한을 갖는 주주가 되는데다 다른 주주와 연대해 우호 지분을 33.3% 이상 가지게 되면 합병을 무산할 수 있는 의결권까지 보유하게 되기 때문이다.

다만 현재 엘리엇과 삼성그룹 간 지분율 차이와 추가 취득 가능 기간 등을 감안하면 합병 무산까지 이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우선 삼성그룹 역시 본격적으로 우군 확보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고, 엘리엇이 삼성물산의 지분을 취득한 시점을 볼 때 합병 무산을 위한 엘리엇의 운신 폭이 작다는 것이 그 근거다.

앞서 지난 4일 미국계 헤지펀드 운용사 엘리엇 어소시에이츠는 삼성물산 지분을 7.12%(1112만 5927주) 가지고 있다고 밝히고 ‘경영참가’를 목적으로 장내 매수한 것 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엘리엇은 “제일모직의 삼성물산 합병 계획안은 삼성물산의 가치를 상당히 과소평가한 것일 뿐 아니라 합병조건 또한 공정하지 않고, 삼성물산 주주들의 이익에 반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양사 합병에 반대의사를 표했다.

하지만 금감원에 따르면 엘리엇은 애초 삼성물산 지분 4.95%를 가지고 있다가 양사 합병이 결의된 후인 지난 3일 지분 2.17%를 추가로 매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합병이 삼성물산에 불리하다고 주장하면서 오히려 지분을 추가로 사들이는 이상한 행보를 보인 것이다.

게다가 삼성물산 주가는 양사 합병 발표이후 계속 오름세다. 이로써 애초 엘리엇이 합병반대를 주장하며 ‘삼성물산 주주들의 이익에 반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든 근거는 힘을 잃고 있다. 이에 엘리엇이 실제로 경영참여를 목적으로 했다기 보다는 단지 시세차익만을 노리고 양사 합병에 반대하고 있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시사포커스 / 진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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