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물산이 제일모직과의 합병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런던증권거래소(LSE)에 상장된 삼성물산 주식예탁증서(DR)의 상장 폐지를 추진한다. 이에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삼성물산 DR이 런던증권거래소에 상장돼 있다는 점을 근거로 소송 지역을 해외로 확대할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전략인 것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됐다.
12일 삼성물산은 합병 절차와 일정에 맞춰 제일모직과 합병한 뒤에도 런던증권거래소에 주식예탁증서를 재상장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삼성은 “현재 런던증권거래소에는 삼성물산 주식을 기초로 발행된 DR만 상장돼 있는 상태다”라며 “제일모직 주식예탁증서는 상장돼 있지 않고 합병 이후 상장을 폐지하거나 재상장해야 하는데 2013년 이후 거래량이 미미하고 재상장시에는 비용부담이 커 폐지키로 했다”고 밝혔다.
삼성물산은 상장폐지 예정일인 오는 20일(영업일 기준)전에 RIS(Regulatory Information service)에 상장폐지 의사를 알리고 상장폐지 최소 24시간 전에 이를 요청하는 서면통지를 런던증권거래소 감독기관인 FCA(Financial Conduct Authority)에 제출할 계획이다.
다만 삼성물산 측은 일각에서 런던증권거래소에서의 상장 폐지 추진이 해외 소송 가능성을 염두에 둔 조치라는 의혹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엘리엇과의 소송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만약 제일모직과의 합병이 무산되면 상장이 유지되게 된다. 상장된 삼성물산의 주식예탁증서는 5월말 기준 보통주 54만9414주, 우선주 982주다. 의결권을 기준으로 하면 0.17% 수준의 물량이다.[시사포커스 / 진민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