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일모직 2대주주 KCC가 삼성물산 주식을 사들인 것을 두고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의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 높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KCC는 지난 8일 삼성물산 주식 0.2%를 약 230억원에 매입했다.
삼성물산이 내달 17일 임시주주총회를 앞두고 11일 주주확정을 위해 주주명부를 폐쇄한다는 점을 염두에 둘 때 의결권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9일까지 주식을 매수했어야 한다. 주식 매매 계약 체결 후 이틀 뒤 결제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9일 삼성물산, 제일모직 지분확보전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아직까지 이날 주식을 추가매입한 곳이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KCC는 삼성물산과의 합병을 결의한 제일모직의 2대주주로, 삼성물산에 대한 지분 매입은 삼성 측 요청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내달 17일 개최되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 합병 임시주주총회에서 KCC는 이번에 사들인 삼성물산 주식을 바탕으로 의결권을 행사해 삼성 측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관측된다.
KCC와 삼성 사이의 우호적 관계가 성립된 것은 2011년 부터다. 당시 KCC는 제일모직의 전신인 삼성에버랜드 지분 17%를 주당 182만원에 총 7739억원어치를 매입했다. KCC는 이 때 사들인 제일모직 주식 덕에 큰 시세차익을 얻었다.
주식 매입 후 2년 뒤 2013년에 삼성에버랜드가 제일모직과 합병하면서 KCC는 제일모직 지분 2125만주를 보유하게 됐고, 작년 제일모직이 상장할 당시 5만3000원이었던 공모가를 기준으로 750만주를 매각해 1241억원의 차익을 거둬들였다.
한편, 이날 엘리엇은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을 무산시키기 위해 법적 절차에 들어가면서 보도자료를 통해 “합병안이 명백히 공정하지 않고 삼성물산 주주들의 이익에 반하며 불법적이라고 믿는데 변함이 없다”면서 “합병안이 진행되는 것을 막기 위해 오늘 삼성물산과 이사진들에 대한 주주총회결의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고 설명했다.
엘리엇 측의 가처분 신청은 서울중앙지법에 접수됐다. 엘리엇이 신청서에는 내달 17일 개최되는 주총에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결의안이 통과되지 못하게 해 달라는 내용이 담겼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엘리엇은 지난 4일 삼성물산 지분을 7.12%(1112만 5927주) 가지고 있다고 밝히면서 ‘경영참가’를 목적으로 장내 매수한 것 이라고 덧붙였다. 당시 엘리엇은 “제일모직의 삼성물산 합병 계획안은 삼성물산의 가치를 상당히 과소평가한 것일 뿐 아니라 합병조건 또한 공정하지 않고, 삼성물산 주주들의 이익에 반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양사 합병을 반대했다.[시사포커스 / 진민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