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유가 기조의 장기화에 따른 수주 부진으로 시름을 앓고 있는 조선업계 ‘빅3’가 나란히 신용등급을 강등당하는 등 수난을 겪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신용평가, 나이스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 등 국내 3대 신용평가사들이 지난달 말부터 이달에 걸쳐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 등 소위 ‘조선 빅3’의 신용등급을 일제히 내린 것으로 파악됐다.
우선 현대중공업의 신용등급은 한국신용평가에서 AA(부정적)에서 AA-(안정적)으로 강등됐다. 계열사인 현대삼호중공업 역시 AA-(부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한 단계 내려갔다. 나이스신용평가 역시 현대중공업의 신용등급을 AA(부정적)에서 AA-(안정적)으로 내렸고, 현대삼호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의 신용등급도 AA-(부정적)에서 A+(안정적)로 내렸다. 한국기업평가는 현대중공업의 무보증 회사채 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강등했고, 현대미포조선의 기업어음 신용등급을 A1에서 A2+로 내렸다.
삼성중공업은 나이스신용평가에서 장기신용등급이 AA(부정적)에서 AA-(안정적)으로 내려갔다. 한국기업평가 역시 삼성중공업의 신용등급을 AA0에서 AA-로 내렸고, 무보증 회사채 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강등했다
대우조선해양의 신용등급은 한국신용평가에서 A+(부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나이스신용평가에서 A+(안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내려갔다. 한국기업평가는 대우조선해양의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하향조정했고, 기업어음 신용등급 역시 A2+에서 A2로 내렸다.
조선업계 빅3가 나란히 신용등급을 강등당한 것은 최근의 수주 부진과 지속돼 온 저가 수주의 여파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중공업은 한국신용평가의 정기평가 보고서에서 수익구조 개선 불확실, 재무부담의 단기적 축소 가능성의 제한성, 조선업 장기 침체 여파 등이 신용등급 강등의 원인으로 꼽혔다. 나이스신용평가의 보고서에서는 저가 수주물량의 실적반영 지속과 수익성 개선 전망 불투명 등이 지적됐다.
삼성중공업은 나이스신용평가에서 유가하락으로 인한 해양플랜트 발주 축소, 수주실적 저하, 마진율 축소 등이 지적됐다. 한국신용평가 역시 삼성중공업에 대해 발주 침체의 영향과 프로젝트의 정상적인 진행 여부가 중요한 포인트라며 영업·재무적 부담요인이 추가로 발생할 경우 추가 강등 가능성도 있다고 꼬집었다. 특히 삼성중공업은 해양플랜트 부문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큰 편이다.
올해 1분기 804억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대우조선해양은 한국신용평가에서 장기매출채권의 회수 추이, 대손충당금의 설정 규모 등이 주요 검토 포인트로 꼽히며 수익성 및 재무구조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게 증대될 경우 신용등급이 추가로 강등될 수도 있다고 지적받았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