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유가 여파에 따른 업황 불황에 시달리고 있는 조선업계 ‘빅3’가 저마다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각 사의 구조조정 현황과 성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조선업계 ‘빅3’로 통하는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은 저마다 비주력 사업 정리, 인력 감축, 사업구조 재편, 체질 개선 등의 구조조정 작업에 한창이다.
가장 대대적으로 구조조정을 실시해온 곳은 세계 1위 조선사 현대중공업이다.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인 3조원대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10월 조선 계열 3사의 영업조직을 통합하고 해양사업 본부와 플랜트사업 본부를 하나로 묶었다.
최근에는 수익 창출이 어려운 금융계열사 3곳을 통폐합하고 현대종합상사의 브랜드·식음료 사업을 떼내 신설법인을 세우는 등 경영성과를 높이기 위한 사업포트폴리오 재편 작업을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다. 현대기업금융, 현대기술투자, 현대선물 등의 금융계열사 3사 재편 작업이 추진되면서 각사의 대표들이 줄줄이 사퇴하는 과정에서 오너 일가인 고 정주영 회장의 8남 정몽일 현대기업금융 회장이 퇴진하기도 했다.
연초부터 과장급 이상 사무직과 장기근속 여직원들을 대상으로 진행해 온 고강도 인력감축 작업은 노사간의 끊임없는 갈등을 야기하다 최근 권오갑 사장의 인력 구조조정 중단 선언으로 마무리됐다.
삼성중공업 역시 실적이 부진한 풍력사업을 정리하고 동남아 지역 조선소 설립을 연기하는 등 선택과 집중에 주력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대규모 인력감축은 시행하지 않았지만, 지난해 삼성엔지니어링과의 합병 무산 이후 조직개편을 통해 임원을 감축하고 부서를 통폐합하는 등 조직 재편에 힘을 쏟아 왔다.
또한 삼성중공업은 업황 악화로 적자가 쌓이고 있던 풍력발전사업부를 해체하고 유럽의 연구개발 센터도 정리했다. 기존 임직원들은 액화천연가스(LNG)선이나 해양플랜트 부문으로 재배치됐다.
내부적으로 추진하던 동남아 지역에 중소형 선박을 건조하는 조선소를 설립하는 계획도 무기한 연기하는 등 신규 투자도 중단한 상태다. 업황 침체로 새로운 투자에 나서기보다는 현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오히려 이득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부터 인건비 감축과 원가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지를 후보군에 올려놓고 조선소 설립을 추진해 왔다.
고재호 사장에서 정성립 사장으로 수장을 교체한 대우조선해양은 역시 노조의 반발을 고려해 인위적인 인력감축은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지만, 비주력 사업 정리에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걷고 있다.
지난해 조선 빅3 중에서 유일하게 수주목표를 초과달성하는 등 선방한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1분기 8년여 만에 분기 기준 적자전환하며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또한 지난 3월에는 한 척도 수주를 하지 못하는 등 모처럼 반전시킨 분위기가 그대로 날아갈 수 있다는 위기감도 팽배해 있다.
이에 정성립 사장은 공식 취임 전부터 비주력 사업의 정리를 강조해 왔다. 골프장 ‘써니포인트컨트리클럽’과 연수원 ‘퓨처리더십센터’를 보유하고 있는 FLC는 지난해 말 매각이 추진되다 실패했지만 다시 정리 대상에 올랐다.
자회사 10곳 중 FLC를 포함한 6개도 정리 대상 물망에 올라 있다. 올해 1분기 76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대우망갈리아 조선소와 북미의 풍력부문 자회사 드윈드·트렌튼 역시 매년 영업손실이 쌓이고 있다. 중국에 있는 블록공장 산동유한회사도 정리 방침이 세워진 것으로 알려졌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