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이부진, ‘같은 듯 다른’ 메르스 대처 눈길
이재용·이부진, ‘같은 듯 다른’ 메르스 대처 눈길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삼성서울병원·제주신라호텔 폐쇄 과정 대조에 평가 엇갈려

 

▲ 남매지간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나란히 메르스 사태에 휘말린 가운데, 대처 과정이 대조된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뉴시스

남매 지간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전국을 흔들고 있는 메르스 확산에 나란히 휘말린 가운데, 남매의 사태 대응법이 대조되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23일 이재용 부회장은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대국민 기자회견을 갖고 “메르스 사태에 대해 사죄드린다”면서 고개를 숙였다. 이는 삼성서울병원의 민관합동 메르스 대책본부를 직접 찾아 사과의 뜻을 밝힌 지 5일 만이다.

지난 17일 메르스 확진자가 제주 신라호텔에 묵었다는 사실을 통보받은 이부진 사장 역시 다음 날인 18일 재빨리 제주로 내려가 현장을 살피고 즉시 영업정지를 결정했다. 이부진 사장은 원희룡 제주도지사의 칭찬에 “송구스럽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같은 날 나란히 현장을 찾아 사과의 뜻을 밝힌 남매지만, 조처 과정에서 보여준 이재용 부회장과 이부진 사장의 모습은 극명히 대조된다는 평가를 낳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서울병원을 이끄는 삼성생명공익재단의 이사장으로서 최고 의사결정권자에 해당한다. 하지만 지난달 말부터 삼성서울병원에 ‘슈퍼 전파자’인 14번 환자가 들렀고 의료진인 35번 환자가 확진 판정을 받는 등 일련의 사태에도 삼성서울병원은 별다른 조처 없이 정상 영업을 감행해 많은 비판을 받았다.

결국 잇따른 확진자의 양산으로 진정세로 접어들던 메르스 확산세의 2차 진원지로 지목당하는 수모를 겪은 삼성서울병원은 뒤늦은 지난 14일에서야 10일간의 부분폐쇄를 결정했다.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등은 이에 대해 “이재용 부회장이 부분 폐쇄를 결정했다는 시각이 있다”면서 결정이 좀 더 빨랐어야 했다는 안타까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더구나 사장단 등 경영진과 이재용 부회장의 직접적인 사과에도 불구하고 부분폐쇄 만료 시점이 다가오자 삼성서울병원은 부분 폐쇄를 연장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혀 비난을 한 몸에 받았다. 삼성서울병원은 다시 삼성서울병원에서 감염된 환자가 나오자 떠밀리듯 부분폐쇄 연장 방침으로 돌아섰다. 이 과정에서 이재용 부회장의 지난 18일 사과에 대한 진정성이 의심받기도 했다.

◆이부진 사장, 재빠른 조처에 호평 일색
반면 이부진 사장은 적극적이고 발빠른 대처로 자칫 삼성가의 이미지가 무너질 뻔한 것을 붙들어 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17일 오후 4시 질병관리본부로부터 141번 환자가 확진 전에 제주신라호텔에 머물렀다는 통보를 받은 이부진 사장은 다음 날인 18일 오전 현장을 전격 방문해 상황을 파악했다. 아울러 이부진 사장은 같은 날 오후 4시경 바로 영업 중단을 지시하고 투숙객들에게 양해를 구한 뒤 환불 및 항공료 보상과 타 숙소 예약까지 완료하는 등 정확하고 발빠른 대처를 보였다.

또한 이부진 사장은 바로 올라오지 않고 23일까지도 현장에 남아 사태 수습을 위해 방역 작업을 직접 챙기는 등 만전을 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제주신라호텔의 임직원과 협력사 직원들은 전원 자가격리돼 출근하지 않고 있다.

22일 제주도청을 방문해 원희룡 지사와 만난 이부진 사장은 “기업으로서는 가장 극단적인 결단인 영업정지를 과감하게 해준 것에 대해 공익에 대한 책임을 중시한다는 자세를 실천으로 보여주셨다”는 찬사에 “당연히 해야 했던 일”이라며 몸을 낮추기도 했다.

이어 이부진 사장은 “저희가 어려움을 좀 극복하면서 경험했던 것들을 바탕으로 주변 관광숙박업소라든지 다른 곳이랑 공유해 서로 (메르스 등을) 예방관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많이 지도해주시고 가르쳐 달라”고 말했다.

과거에도 ‘여자 이건희’ 등으로 불리며 과감하고 통큰 결단에 대해 높은 점수를 받아 왔던 이부진 사장은 이번 메르스 사태 대응으로 인해 택시기사 일화 등에 이어 다시 한 번 세간의 좋은 평가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이재용 부회장은 두 차례에 걸친 사과에도 불구하고 부분 폐쇄를 최대한 미뤘다는 의심 때문에 당분간 누리꾼들의 곱지 않은 시선을 받는 분위기다. 다만 23일 나온 대국민 사과에 대한 평가는 “재벌가가 이런 일로 대국민 사과를 하다니”라는 등의 호평이 주를 이루고 있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