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엔저 장기화와 내수 부진 등으로 제조업 관련 기업들이 잇따라 부진한 상반기 성적표를 공개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주 발표가 예정된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주와 LG전자 등 전자주 등의 실적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번 주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 등 조선 빅3와 함께 LG전자·삼성전기·삼성SDI·네이버·SK텔레콤 등 IT·전자 기업들 및 대우건설·GS건설 등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이미 앞서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등이 부진한 실적을 내놓은 만큼 이번 주 발표될 대형 수출주들의 시장전망치도 시장 전망치를 밑도는 수준으로 나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오는 28일에는 대우건설과 LG전자, 삼성전기 등이 실적을 발표한다. 이중 시장에서 가장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곳은 LG전자다.
최근 G4 판매 부진 등 스마트폰 사업과 엔저 장기화에 따른 TV 수출 부진으로 위기를 겪고 있는 LG전자는 영업이익 전망치가 연초 6000억원대에서 2000억원대 후반인 2868억원으로 크게 떨어졌다. 지난해 2분기 영업이익 6062억원을 감안해 보면 절반 이상 급락한 셈이다. 증권가에서는 3분기와 4분기에도 큰 폭의 영업이익 감소가 예상된다며 잇따라 우려의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29일에는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 ‘빅3’가 일제히 2분기 및 상반기 실적을 발표한다. 이날은 업체를 가리지 않고 악성 해양플랜트 손실에 휘청이고 있는 조선 빅3 모두가 부진한 성적표를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은 2분기 1000억원대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하락영향으로 석유제품 스프레드 개선효과가 정유부문의 이익증가로 나타남에도 불구하고 조선·해양·플랜트 분야 적자흐름은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해양플랜트 부문 손실을 반영하며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인 3조원의 적자를 기록한 만큼 그 여파는 빅3 중에서 가장 덜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1분기 이미 어느 정도 해양플랜트 공기 지연 및 설계 변경 등에 따른 손실을 반영한 바 있지만, 이번 2분기 실적에 최대 1조원에 달하는 추가 손실을 반영할 것이라는 전망이 흘러나오고 있다.
조선업계는 물론 금융권까지 흔들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은 최대 3조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이 예고돼 있는 상태다. 대우조선해양은 당초 실적 발표일을 정하지 못한 상태였지만,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과 실적 발표 일시를 맞추면서 해양플랜트 손실이 업계 자체의 현안이라는 점을 부각시키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해양은 27일부터 산업은행 등으로부터 회계·영업 실사를 받기 시작했다.
30일에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그리고 31일에는 KT 등 이동통신 3사가 일제히 2분기 실적을 내놓는다. 특히 이통3사는 지난 5월부터 연달아 음성 통화를 무제한으로 제공하는 데이터 중심 요금제를 내놓고 인기 몰이에 나서고 있어 가입자당월매출(ARPU) 변동 여부가 관건이 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전반적으로 단통법 시행에 따른 마케팅비 축소와 투자 설비 지출 감소로 인해 이통3사의 영업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동통신업계에서 가장 중요한 지표 중 하나로 여겨지는 ARPU가 어떻게 변했을지도 관전포인트다.
업계에서는 데이터 중심 요금제 초기에는 유선 통화 지배적 사업자인 KT를 제외하고는 음성통화 무제한 제공으로 인해 ARPU가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지만, 곧 데이터 사용량이 많은 고객들이 요금제 구성상 고가 요금제로 이동하는 비율이 만만치 않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조심스럽게 ARPU가 상승할 것이라는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