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전 위기 끝에 지난해 10월부터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이행하고 있는 동부제철의 채권단이 당초 이달 초 결론이 날 것으로 여겨졌던 워크아웃 가능성에 대해 여전히 검토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28일 동부제철은 한국거래소가 워크아웃 추진설과 관련한 조회공시를 요구한 데 대해 “주채권단은 현재 실사결과를 바탕으로 워크아웃을 검토중”이라고 답했다.
이는 지난달 29일 같은 내용의 조회공시 요구에 대해 답변한 내용과 동일하다. 이미 지난달 24일 삼일회계법인의 실사가 마무리된 것으로 알려진 마당에 사실상 한 달여 전과 비교했을 때 진척된 사항이 거의 없다는 것으로 읽힐 수 있는 대목이다.
지난달 산업은행·NH농협은행·신한은행·수출입은행·하나은행 등 동부제철의 주채권단은 삼일회계법인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워크아웃 실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져 많은 관심을 받았다. 이에 주채권단은 이달 초 보고서를 완성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었다. 하지만 여전히 결론이 나지 않는 상태라는 점은 채권단의 고심이 그만큼 쉽게 해결되지 않음을 시사한다는 평가다.
채권단의 동부제철 워크아웃 추진은 신용보증기금의 채권단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는 점에서 신용보증기금과의 협의가 난항을 겪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신용보증기금은 워크아웃이 결정되면 기업구조조정촉진법에 의해 채권단으로 포함된다. 자율협약에 참여하지 않은 신용보증기금은 지난해 동부제철에 10% 이상의 고금리를 적용해 연간 이자 비용만으로 200억원 이상을 받았다.
따라서 신용보증기금의 고금리 차입금에서 발생하는 대규모 금융비용이 동부제철 경영 정상화에 걸림돌로 작용해 왔다는 분석이 나왔다. 1분기 기준 동부제철의 신용보증기금 차입금은 약 1800억~1900억원에 달한다. 1분기 영업이익에서 흑자로 돌아선 동부제철은 600억원에 달하는 금융비용 때문에 436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올해 12월부터 순차적으로 만기가 도래하는 만큼 상환 부담도 크다.
업계 관계자는 “워크아웃에 들어가면 신용보증기금 차입금의 금리 인하 및 만기 연장이 어느 정도 가능해 진다”면서도 “신용보증기금 역시 워크아웃 관련 협의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상태로 알고 있었지만 뭔가 잘 되지 않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동부제철이 채권단에 워크아웃을 신청하고 채권단이 개시 결정을 내리면 동부제철은 워크아웃에 돌입하게 된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