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정거래위원회가 한국가스공사의 천연가스 고압 파이프 연간 계약 입찰과 관련해 세아제강 등 5개 강관업체를 대상으로 담합 여부를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그 결과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3일 공정위 및 철강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달 초부터 한 달여 넘게 2014년 한국가스공사의 가스관 낙찰 단가가 2013년과 2015년 대비 높았던 이유에 대해 고강도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입찰에 참가했던 강관업체들은 국내 최대 강관사인 세아제강, 휴스틸, 구 현대하이스코(현 현대제철), 동양철관, 하이스틸 등 5개 업체다. 공정위는 지난달 초 세아제강과 구 현대하이스코를 시작으로 조사를 시작했으며 지난달 말에는 하이스틸에 대한 조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는 조사에 앞서 한국가스공사측에 관련 자료를 요청해, 입찰서류를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업체들은 공정위에 입찰 관련 자료들을 제출한 상태다.
특히 세아제강은 2013년부터 올해까지 관련 입찰에서 담합을 주도한 의혹을 받고 있어 사실로 드러날 경우 큰 타격이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가스공사의 가스관 입찰에서 1년치 분량을 한 회사에 몰아주는 것이 관행이었고, 2013년부터 이중 세아제강이 가장 많이(50~70%) 낙찰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세아제강은 2013년부터 가스공사가 발주한 가스관 물량을 3년 연속 수주해왔다. 2013년에는 단독으로 약 5만9000t, 2014년에는 전체 물량의 70%인 4만4100t을 수주했다. 나머지 30%는 구 현대하이스코가 낙찰받았다.
구체적으로 공정위는 2013년과 2015년에 비해 2014년 낙찰 단가가 높게 책정된 이유를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아제강은 총 4건의 국제일반경쟁 입찰에서 단독 낙찰받은 2013년에는 수주금액이 전년에 비해 턱없이 낮은 t당 111만7000원 수준에 불과해 ‘헐값수주’라는 비난을 받은 바 있다. 이는 원재료인 후판가격에도 미치지 못한다. 2014년에는 이보다 높은 수준으로 낙찰가가 올랐다가 올해는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t당 100만원대 초반으로 다시 내려갔다.
공정위의 조사 기간이 일반적으로 신고사건의 경우 최대 90일이라는 점에서 오는 9월경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지만, 일부 업체가 관계자들의 퇴사 등을 이유로 조사기간을 연장해 줄 것을 요청함에 따라 10월 경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는 시각도 있다.
공정위 측은 한 기업이 물량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나머지 물량을 다른 기업들이 번갈아가면서 가져가는 것을 의심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폭리를 취하기 위해 단체로 사전에 가격을 협의한 담합과는 거리가 멀다는 반론도 제기되고 있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