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K저축은행 인수전에 KT캐피탈 등장한 속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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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주주 적격성 심사 우려?…인수가 협상은 여전히 난항
▲ MBK파트너스가 추진하고 있는 HK저축은행 매각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던 미국계 사모펀드 JC플라워가 KT캐피탈을 주체로 내세우는 방안을 내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뉴시스
홈플러스를 인수해 큰 관심을 모으고 있는 MBK파트너스가 추진하고 있는 HK저축은행 매각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던 미국계 사모펀드 JC플라워가 KT캐피탈을 주체로 내세우는 방안을 내세워 그 속내에 관심이 모아진다.
 
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지난 7월 10일 HK저축은행 인수전에서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따낸 JC플라워가 KT캐피탈을 주체로 내세우는 방안으로 인수를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HK저축은행은 SBI저축은행에 이어 국내 2위 저축은행으로 사모펀드가 다시 사모펀드와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는 사실에 많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HK저축은행 매각은 인수전에 뛰어들었던 후보들이 MBK파트너스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하면서 수 차례 무산된 바 있다.
 
이번 인수전 역시 인수금 1800억원을 포함해 2500억원을 투자한 MBK파트너스의 요구가에 후보들이 난색을 표하면서 또 다시 무산될 뻔 했지만, MBK파트너스와 유일하게 남은 JC플라워와 인수가를 추후 합의키로 하는 다소 독특한 방식으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마치면서 현재 양사가 협상을 진행 중이다.
 
특기할 만한 점은 JC플라워가 인수 주체로 조만간 인수를 마무리짓는 KT캐피탈을 내세웠다는 점이다.
 
KT는 지난 6월 23일 KT캐피탈 매각의 우선협상대상자로 JC플라워를 선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JC플라워는 LB인베스트먼트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지난 3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가 조건이 맞지 않아 유찰됐지만, 재매각 추진에서 기존보다 600억원 가량 많은 3000억원 가량을 부르면서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다시 따내고 현재 인수 마무리 단계에 있다.
 
업계에서는 JC플라워가 굳이 인수가 끝나지도 않은 KT캐피탈을 HK저축은행 인수 주체로 내세운 것은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대비한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사모펀드가 저축은행을 직접 인수할 경우 금융당국의 심사가 깐깐해지기 때문이다. 2006년 현대캐피탈과 공동으로 HK저축은행을 인수했던 MBK파트너스 역시 HK저축은행을 인수할 당시 대주주 적격성 논란을 겪기도 했다.
 
다만 이 경우 JC플라워는 필히 KT캐피탈에 인수자금을 전부 지원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KT캐피탈은 실적 하락세와 자산 규모 감소로 시름을 앓고 있다. 사모펀드인 JC플라워에 매각되는 것이 사실상 확정된 후 JC플라워의 지원 의지에 대한 의문이 나오면서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캐피탈사라는 특성상 신용등급 강등은 치명타라는 점 때문에 JC플라워는 유상증자 등 KT캐피탈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선에서 HK저축은행 인수 구조를 짤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인수 주체와는 별개로 JC플라워는 MBK파트너스와의 HK저축은행에서 인수 협상에서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MBK파트너스는 지금까지 들인 2500억원 이상을 요구하고 있지만 JC플라워는 법정 최고금리 하락, 저축은행 광고 제한 등의 악재를 감안해 1000억원대 후반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7조원을 훌쩍 넘는 금액으로 홈플러스를 인수한 MBK파트너스로서는 내년 HK저축은행이 포트폴리오에 포함된 1호 펀드의 만기가 돌아오기 때문에 매각을 서둘러야 하는 상황이지만, 그렇다고 사모펀드가 투자 금액보다 낮은 가격에 매각하게 되면 신뢰도가 떨어질 수도 있어 수 차례 무산에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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