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증권-오릭스, 대주주 적격심사 지연 ‘난감’
현대증권-오릭스, 대주주 적격심사 지연 ‘난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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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 주총 또 미뤄…별다른 사유 없이 심사 지연 왜?
▲ 일본계 사모투자펀드 오릭스 프라이빗에쿼티에 대한 금융당국의 현대증권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현대증권의 속도 타들어 가고 있다. 사진 / 시사포커스DB
지난 6월 현대증권의 대주주인 현대상선과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을 완료한 일본계 사모투자펀드 오릭스 프라이빗에쿼티(PE)에 대한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현대증권의 속도 타들어 가고 있다.
 
14일 증권가에 따르면 현대증권은 지난 10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새 이사진을 선임할 임시 주주총회 날짜를 오는 16일에서 내달 12일로 한 달여 정도 연기했다고 공시했다.
 
현대증권의 임시 주주총회 연기는 두 번째다. 당초 오릭스는 지난달 24일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김기범 전 대우증권 사장 등의 경영진 선임을 확정하려 했지만 대주주 적격 심사가 지연되면서 오는 16일로 연기했던 바 있다.
 
이처럼 하루 빨리 새 선장 체제를 맞아야 할 현대증권은 금융당국의 심사 지연으로 어수선한 모양새다. 금융위원회는 정례회의를 통해 대주주 적격성 여부를 최종적으로 판단하는데, 대체적으로 무난히 통과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도 자꾸 정례회의에서 안건으로 상정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점차 다른 이유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마저 솔솔 나오고 있는 상태다.
 
일각에서는 오릭스의 자기자본 비율이 지나치게 낮다는 점이 문제의 소지가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오릭스가 인수하는 현대증권 지분 22.6%에 대한 대금 6600억원 중 오릭스PE가 투자한 자기자본은 1300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M&A 시장에서 이 같은 구조를 찾아보기가 어려운 편이 아니라는 점에서 자기자본이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닐 것이라는 반론이 더욱 큰 힘을 얻고 있다. 오릭스PE나 금감원 역시 낮은 자기자본 비율에 대해서는 걱정하거나 신경쓰지 않는 분위기다.
 
별다른 이유도 없이 연달아 심사가 지연되자 일각에서는 정치권이 반일 감정을 들어 반대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가 최근 일본 대부업체의 금융권 진출을 강력하게 규제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는 것이 단적인 예다. 특히 이종걸 원내대표는 “일본에서는 대부업체가 증권사를 인수한다는 것은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며 특혜성 매각이라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수 차례 불거졌던 ‘파킹딜’ 의혹 때문이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파킹딜은 지분 매각 이후 일정 기간이 지나 다시 되사오는 거래로 현대증권은 오릭스와 사실상 대출이나 다름없는 파킹딜 계약을 맺었다는 의혹에 휩싸인 바 있다. 하지만 현대증권이나 오릭스 측은 이미 이에 대해 수 차례 해명한 바 있고 실제 금융당국 측에서도 파킹딜 의혹 때문에 심사가 지연되고 있는 것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금감원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정례회의는 내달 7일 열린다. 금융위 관계자는 “아직 금감원 심사 결과가 넘어오지 않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현대증권 대주주 적격성 심사 안건은 이주가 아닌 오는 23일 증권선물위원회에 올라와 내달 7일 통과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은 아직까지 별다른 결격사유가 확인되지 않은 상태라는 입장이다.
 
대주주 적격성 심사 안건이 통과될 경우 현대증권과 오릭스는 인수를 마무리짓게 되고 현대증권은 현대그룹에서 완전히 분리된다. 이 경우 내달 12일 열릴 임시주총에서는 김기범 전 대우증권 사장의 현대증권 대표 이사 선임 건 등을 비롯, 사내 및 사외이사 등의 선임건도 의결될 전망이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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