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설 공식 부인 나서…오너 일가 지분율 희석 등 문제 산적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림홀딩스는 조회공시 답변에서 “일부에서 제기된 제일홀딩스와 하림홀딩스 합병 추진설은 사실이 아니다”고 답했다. 하림그룹 측은 지배구조 측면에서 양 사의 합병이 주는 시너지 효과는 분명하지만 당분간은 계획이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말 일부 언론에서 하림그룹이 제일홀딩스와 하림홀딩스를 합병시킬 것이라고 보도한 것에 대해 하림그룹이 공식적으로 부인한 셈이다.
이 보도에는 하림그룹이 팬오션을 인수하던 과정에서 투자자들에게 약속했던 인수구조로의 개편을 추진하고 2개의 지주사가 계열사를 지배하는 기형적인 구조를 단일화하기 위해 이 같은 합병을 추진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하림그룹의 지배구조는 최상위에 제일홀딩스가 하림홀딩스를 포함한 16개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하림홀딩스가 엔에스쇼핑을 포함한 25개의 자회사를 보유하는 구조로 돼 있다.
제일홀딩스는 지난 6월 1조원을 들여 팬오션을 인수하면서 팬오션 주식과 하림홀딩스 주식을 담보로 수 천억 원을 인수금융으로 조달했다. 여기에 하림그룹은 안정적인 담보가치 보장을 위해 올해 초 상장했던 홈쇼핑 계열사 엔에스쇼핑의 보호예수 기간인 지난 9월 말이 경과되면 담보로 제공했던 팬오션과 하림홀딩스 주식을 엔에스쇼핑 주식으로 바꿔주기로 약속했다.
하지만 법리 검토 결과 제일홀딩스가 손자회사 격인 엔에스쇼핑 주식을 담보로 제공할 경우 엔에스쇼핑의 모회사인 하림홀딩스 경영진이 배임 혐의를 적용받을 수 있는 소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하림그룹이 제일홀딩스와 하림홀딩스를 합병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온 셈이다. 여기에 기형적인 지배구조도 이 참에 바꿔보자는 의견도 힘을 얻었던 것으로 보도됐다.
하지만 이 같은 합병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는 것은 현재로써는 쉽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제일홀딩스는 오너 일가 및 오너 일가 회사 지분이 김흥국 회장의 8.13%를 비롯 16.94%에 그친다. 무러 81%가 자기주식이다. 여기에 합병을 하게 되면 오너 일가 지분율 희석이 불가피하고 자기주식 일부를 시장에 풀어야 하는 문제점도 생긴다.
또한 비상장사인 제일홀딩스가 상장사인 하림홀딩스를 합병하면 우회상장하는 효과가 발생해 계열사 전반을 공개해야 하는 부담도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결국 이 같은 문제점들 때문에 하림그룹이 당분간 제일홀딩스와 하림홀딩스를 합병하는 것은 당분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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