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증자에 양 측 나란히 참여…우리사주조합 캐스팅보트 쥐나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플라스틱제품 제조업체인 동양네트웍스 2대 주주 KJ프리텍은 최근 유상증자 참여 및 장내 지분 추가 매입으로 내년 1월 신주상장일 기준 총 지분 15.47%(814만5414주)를 확보하게 됐다.
동양네트웍스는 지난 24일 우리사주 및 일반공모 유상증자 청약을 마감한 결과 2100만주에 대한 청약을 100% 완료하고 189억6300만원을 조달했다.
하지만 1대 주주인 티엔얼라이언스 및 SGA그룹 측도 이번 유상증자에 참여해 24.92%(1311만6259주)를 보유, 양 측의 지분 차이는 오히려 소폭 늘었다. SGA그룹 측 역시 경영권을 그대로 놓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셈이다.
유상증자 전 티엔얼라이언스 및 SGA그룹 측의 지분율은 25.32%, KJ프리텍 측은 16.08%로 9.24%p 가량의 격차가 있었다. 유상증자로 양 측의 지분율 희석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양 측이 나란히 유상증자에 참여하면서 지분 차이는 9.45%p 가량으로 오히려 늘어났다.
양측은 이미 앞서 경영권을 놓고 공방을 벌인 바 있다. 지난 10월 말 동양네트웍스 임시주주총회에서 적대적 M&A를 시도하고 있던 SGA그룹 측은 이기태 전 삼성전자 부회장을 백기사로 내세운 KJ프리텍 측에 완패했다.
이기태 KJ프리텍 기타비상무이사 등 4명이 추가로 이사진에 선임된 반면 김병천 SGA시스템즈 대표 사내이사 추천건은 상정도 하지 못했다. 이사회가 동양네트웍스 경영진 및 우호지분인 2대 주주 KJ프리텍 측의 인사로 채워지게 돼 SGA그룹 측이 실질적으로 경영권을 행사하기 어렵게 된 셈이다.
이후 경영권 분쟁이 사그라드는 듯했지만 이번 유상증자에 1·2대 주주가 나란히 참여하면서 향후 추가 지분 매입으로 인한 분쟁 재점화 가능성은 여전하다는 평가다.
관건은 우리사주조합에 배정된 물량이다. 이번 유상증자 후 우리사주조합의 지분은 5% 가량으로 사내에서 KJ프리텍 측에 우호적인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KJ프리텍 쪽의 지분으로 봐야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경우 양 측의 실질적인 지분 차이는 5%p도 채 되지 않는 셈이다.
SGA 측이 지난 22일 법원에 우리사주조합에 배정된 420만주의 신주발행을 금지하는 가처분 소송을 제기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SGA 측은 “회사가 우리사주조합의 증자대금 납입자금을 보중해 준 것은 배임”이라고 주장했지만 서울동부지방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KJ프리텍 측은 이사진 선임전에서 승리하기는 했지만 아직 지분율 면에서 티엔얼라이언스 측에 뒤진다는 점에서 추가 지분 매입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후 경영권을 완전하게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SGA그룹 측 역시 이번 유상증자 참여에서 알 수 있듯이 쉽게 물러나지 않겠다는 뜻을 비추면서 새해에도 양 측의 경쟁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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