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家 정몽혁 회장의 홀로서기 전망은?
현대家 정몽혁 회장의 홀로서기 전망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계열분리 통해 15년 만의 독자 경영 나서…우려·기대 공존
▲ 정몽혁 현대종합상사 회장이 현대종합상사 경영권을 확보, 홀로서기에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현대종합상사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다섯째 동생인 고 정신영 씨의 아들 정몽혁 현대종합상사 회장이 현대종합상사 경영권을 확보, 홀로서기에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말 현대씨엔에프와 현대종합상사 지분을 정몽혁 회장 등에게 매각했다.
 
이로써 양사의 최대주주였던 현대중공업은 정몽혁 회장에게 경영권을 넘겼다. 정몽혁 회장은 17.96%의 지분율로 현대씨앤에프 최대주주에 올랐고 현대씨앤에프는 19.37%의 지분율로 현대종합상사 최대주주가 됐다.
 
정몽혁 회장-현대씨앤에프-현대종합상사로 이어지는 수직적 지배구조가 완성된 셈이다. 여기에 이미 정몽혁 회장은 현대종합상사 지분을 8.30% 보유하고 있어 확보하게 된 현대종합상사 지분율은 총 27.67%에 달한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초 공정거래위원회에 계열분리 승인을 신청하고 상반기까지 계열분리를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정몽혁 회장의 이번 홀로서기 시도가 세 번째라는 점에서 정몽혁 회장이 재기에 성공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모아진다.
 
◆범현대가 배려 빛났다
우선 이번 계열분리는 현대중공업의 어려운 사정과 정몽혁 회장의 재기라는 각자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윈-윈으로 평가받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해양플랜트 부실로 2년 연속 최악의 해를 보냈다. 이번 지분 매각으로 1194억원의 현금을 확보하게 되면서 재무구조 개선에 숨통이 트이는 효과를 볼 수 있게 된 셈이다.
 
하지만 업계의 관심은 정몽혁 회장의 재기와 현대중공업 최대주주인 정몽준 전 국회의원의 배려로 모아지는 분위기다. 정몽준 전 의원은 이미 과거 현대그룹 시절 간판 계열사이던 현대종합상사를 정몽혁 회장에게 맡기면서 사촌동생 챙기기로 화제를 모은 바 있는데 이번 계열분리 역시 배려의 일환으로 읽힐 수 있다는 얘기다.
 
원래 정몽혁 회장의 아버지인 고 정신영 씨는 동아일보에서 기자생활을 하다가 독일로 유학을 떠나 경영에서 떨어져 있었다. 이후 정신영 씨가 지난 1962년 32세의 나이로 교통사고를 당하면서 세상을 떠난 이후 정주영 명예회장을 비롯한 범현대가가 정몽혁 회장을 키워왔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정주영 명예회장이 유학을 이어가길 원하던 정몽혁 회장을 경영 일선에 참여시켰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채권단과의 경영정상화 약정 체결로 계열에서 분리된 현대종합상사를 지난 2009년 2500억여원을 들여 인수해 정몽혁 회장에게 맡겼다. 업계에서는 이미 정몽준 전 의원이 이 때부터 아버지의 뜻을 이어받아 계열 분리를 염두에 뒀다는 얘기도 나온다.
 
결국 지난해 5월 현대종합상사는 브랜드 및 식료사업을 하는 현대씨앤에프를 분할하면서 계열분리를 위한 사전정지작업에 들어갔다. 당시 표면적인 이유는 ‘사업 부문별 전문성 확보’였으나 실질적으로는 정몽혁 회장의 계열 분리 수순이라는 분석이 업계 안팎에서 제기됐다. 결국 이번 지분 매각을 통해 정몽혁 회장이 반년 만에 현대씨앤에프를 통해 현대종합상사를 계열분리하게 됐다.
 
◆정몽혁 회장, 세 번째 도전 성공할까
 
▲ 정몽준 전 의원은 채권단과의 경영정상화 약정 체결로 계열에서 분리된 현대종합상사를 지난 2009년 2500억여원을 들여 인수해 정몽혁 회장에게 맡겼다. 사진 / 시사포커스DB
업계에서는 과거 실패를 맛봤던 정몽혁 회장이 현대종합상사를 어떻게 이끌지 주목하는 분위기다.
 
정몽혁 회장의 독자경영은 지난 2002년 현대정유그룹을 떠난 지 약 15년 만이다. 정몽혁 회장은 1993년 32세의 나이로 현대정유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고 국내 정유업계 최초로 주유소 브랜드 오일뱅크를 만드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외환위기 이후 외자 유치를 통해 현대정유그룹을 계열분리한 정몽혁 회장은 전문경영인으로서 독자경영에 나섰으나 무리한 차입에 따른 경영난이 심해지자 2002년 초 물러났다.
 
이후 정몽혁 회장은 현대건설과 현대산업개발에 건설용자재를 공급하는 에이치앤애비뉴앤컴퍼니를 세워 재기를 도모했으나 여의치 않았다. 이번이 독자경영으로서 세 번째 도전인 셈이다. 2005년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정몽혁 회장을 현대메티아 사장에 앉히는 배려를 하기도 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과거 현대그룹의 간판이었던 현대종합상사가 무역 외에 안정적인 수익 사업군을 구축하지 못하고 있다고 보고 성장동력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내놓고 있어 정몽혁 회장의 독자경영이 어떠한 결실을 낼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최근 종합상사들은 기존 상사 역할은 물론이고 또 다른 수익 영역을 대부분 구축해 놓은 상태다. 또한 상사 본연의 업무인 트레이딩 업황이 장기 불황에 시달리고 있어 향후 전망도 밝지만은 않은 상태다. 범현대가 계열사들로부터 취급하는 물량도 점점 줄고 있다는 점도 변수가 될 수 있다.
 
◆변수 있지만 긍정적 반응 다수
하지만 업계에서는 대체적으로 정몽혁 회장의 세 번째 홀로서기가 실패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단 2005년 현대메티아 사장으로 부임한 이후 현대종합상사를 이끄는 등 10년여 가까운 세월 동안 경영 노하우를 축적한 점은 정몽혁 회장의 큰 자산이라는 평가다.
 
특히 2010년부터 현대종합상사 CEO로 재직하면서 현대자원개발의 설립 및 운영, 괌 전력청 중유 공급 계약 등을 이끌면서 쌓게 된 상사 업무 관련 전문성은 정몽혁 회장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해외 영업망의 확장도 큰 업적으로 평가된다.
 
결국 정몽혁 회장의 성공은 범현대가의 네트워크를 얼마나 확보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초기 경영이 안정화되기 위해서는 신규 거래선을 확보하는 것이 필수라는 분석이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