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뱃값 인상 1년…금연은 ‘글쎄’, 세수는 ‘성공적’
담뱃값 인상 1년…금연은 ‘글쎄’, 세수는 ‘성공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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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인상 효과, 흡연률 소폭 감소하고 세수는 크게 늘어
▲ 담뱃값이 오른 지 1년이 지난 가운데 정부의 예측보다 판매량 감소율은 미미했던 반면 세수 증가율은 예상을 뛰어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 시사포커스DB
지난해 1월 1일 2000원 가량 담뱃값이 오른 지 1년이 지난 가운데 정부의 예측보다 판매량 감소율은 미미했던 반면 세수 증가율은 예상을 뛰어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도소매점에서는 총 33억2600만 갑의 담배가 판매됐다. 이는 2014년에 비해 23.7% 감소한 수준이다. 담배공장에서 반출된 물량에 수입 담배 통관량을 합친 총 담배 반출량은 31억7000만 갑으로 집계됐다. 이 역시 2014년에 비해 29.6% 감소한 수치다.
 
담배 판매량이 30% 가량 줄어든 것은 역시 지난해 1월 1일 담뱃값이 평균 2000원 가량 인상됐던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보건복지부 측은 담뱃값 인상을 통한 금연정책이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판매량 감소율은 정부의 예측를 훨씬 밑도는 수준이다. 정부는 담뱃값 인상을 추진하던 당시 담배 판매량이 34.0%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실제 감소한 양보다 10%p나 더 높다.
 
또한 판매량 감소가 실제 흡연율 감소로 이어졌는지에 대해서도 회의적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지난해 성인 남성의 흡연율은 35.0%로 40%를 넘겼던 2014년에 비해 5.8%p 가량 감소했다. 하지만 담뱃값을 거의 두 배에 가까운 가격으로 올린 것에 비해서는 사실상 효과가 미미한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더욱이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성인 남성들의 흡연율은 원래 지속적으로 감소하던 추세였다. 지난 2001년부터 2011년까지 10여년 간 성인 남성들의 흡연율은 연평균 3.1%p씩 감소해 왔다. 이를 감안하면 담뱃값은 두 배로 올랐지만 추가로 감소한 성인 남성의 흡연율은 2.7%p에 불과하다.
 
반면 담뱃값 인상으로 인해 거둬들이게 된 세수는 당초 정부의 전망치보다 크게 늘었다. 서민 증세 논란 속에서 정부는 담뱃값을 올리면서 2조8000억원의 세수가 더 들어올 것으로 전망했지만 지난해 담뱃값 인상으로 더 걷힌 세금은 3조6000억원에 달했다.
 
예측치보다 8000억원이 더 걷힌 셈으로 비율로 환산하면 128.6%에 달한다. 기재부는 이에 대해 담뱃갑에 경고그림을 부착하는 방안이 지체돼 판매량이 예상만큼 줄어들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난해 상반기 반짝 효과로 담배 판매가 줄어든 것과 달리 하반기 다시 담배 판매가 증가세로 돌아섰고, 정부는 금연사업 관련 예산을 대폭 삭감했다. 심지어 세수가 두드러지게 늘어나자 정부가 4분기 담배 제조사들에게 반출량을 줄여달라는 요청까지 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에 대체적으로 정부의 정책 효과 예측과 사후 관리에 신뢰도가 한층 떨어졌다는 반응이 주를 이루고 있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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