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사업부, 연초부터 승부수 던져…장밋빛 전망 잇따라

13일 유안타증권은 LG전자에 대해 지난해 4분기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실적 개선이 지속될 것이라고 평가하고 업종 내 최선호주로 꼽았다. 투자의견은 매수, 목표가는 6만7000원을 유지했다.
유안타증권은 전반적으로 LG전자의 사업부가 올해 좋은 실적을 거둘 것으로 봤다. 유안타증권은 HE부문에 대해서는 패널가격 하락에 따라 수익성 개선을 예상했고 지난해 최악의 한 해를 보낸 MC사업부는 중저가 스마트폰 출하량과 맞물린 효율적인 비용관리로 적자폭이 크게 축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H&A사업부는 원자재 가격이 하락해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고 특히 프리미엄 제품군을 중심으로 경쟁력이 강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유안타증권은 지난해 4분기 LG전자가 14조8000억원의 매출과 329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을 것으로 전망했고 올해 1분기에도 이와 유사한 수준의 실적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증권업계 전반에서도 마찬가지로 LG전자가 지난해와 달리 올해 전 사업분야에 걸쳐 좋은 실적을 낼 것으로 보고 있다. LG전자 역시 연초부터 각종 승부수를 던지며 어려움에 처했던 지난해의 아픈 기억을 떨치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H&A사업부, LG시그니처로 LG그룹 올해도 이끈다
연초부터 가장 두드러진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부문은 H&A사업본부(생활가전)다. H&A사업본부는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전체 영업이익의 91%를 올린 LG전자의 대들보다. 특히 MC·HE·VC 사업부가 모두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적자를 내 올해 반등을 위해서는 H&A사업본부의 역할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삼성 세탁기 파손 의혹으로 곤욕을 치렀던 조성진 사장이 이끄는 H&A사업본부는 연초 초프리미엄 가전통합브랜드 ‘LG시그니처’를 론칭했다. LG전자는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인 CES 2016에서 선보인 냉장고·공기청정기·세탁기·빌트인 주방가전제품을 모두 LG시그니처 브랜드로 선보였다. 여기에 HE부문에 속하는 올레드TV 역시 LG시그니처 브랜드로 공개됐다.
‘LG시그니처’ 브랜드는 기존의 하이엔드급 사양을 가진 고가 전자제품에 기능을 추가하는 등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를 가해 럭셔리 가전제품을 원하는 소비자층을 노린다. 고급스러운 이미지는 물론이고 기능면에서도 손색이 없어야 한다는 취지다.
LG시그니처 세탁기에는 고효율·저소음을 구현하는 센텀 시스템이 더해졌고 LG시그니처 냉장고에는 LG전자의 스마트폰의 고유한 특징 중 하나인 ‘노크온’ 기능이 접목됐다. 이용자의 발이 냉장고에 접근하면 이를 인식하고 자동으로 문을 열어주는 기능도 있다. 공기청정기에는 건식청정방식과 습식청정방식이 결합됐고 360도 회전하는 토네이도 팬을 통해 청정이 빨라지는 기능도 있다.
LG전자에 따르면 LG시그니처 브랜드는 각 사업본부장과 사내 디자인 전문가들이 모여 발족한 LG전자 디자인위원회를 통해 무려 2년여간 각고의 노력을 거친 야심작이다. LG전자는 LG시그니처 브랜드를 냉장고는 디오스, 세탁기는 트롬, TV는 LG올레드 등으로 분화돼 있는 프리미엄 제품군을 통합하는 브랜드로 만든다는 방침이다.
특히 H&A사업본부 조성진 사장은 LG시그니처 브랜드, 특히 빌트인 주방가전인 ‘LG시그니처 키친 스위트’로 북미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려 5년 내 프리미엄 빌트인 시장에서 5위권에 진입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아직 공개된 지 얼마 되지는 않았지만 현재까지 반응은 상당히 긍정적이다. 일단 공개됐던 CES 2016에서 LG전자는 상을 휩쓸었다. CES혁신상을 포함해 LG전자가 수상한 어워드는 총 50여개에 달한다. 유수 언론들 역시 잇따라 호평을 내놨다.

함께 LG시그니처 브랜드로 올레드TV를 출시한 HE사업본부(홈엔터테인먼트)도 패널가격 하락과 올레드TV 돌풍 등에 힘입어 올해 실적 호조를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지난해 HE사업본부는 3분기까지 519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TV판매가 부진했던 탓이다. 매출액 비중 1위를 지켜오던 HE사업본부의 위상은 지난해 크게 추락했다.
HE사업본부의 올해 핵심 키워드는 올레드TV다. 권봉석 LG전자 HE사업본부장은 지난해 상반기 업황이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라면서 올해 올레드로 프리미엄TV시장에서 20%의 점유율을 확대하는 것은 물론 판매량도 2015년에 비해 3배 이상 높이겠다고 선언했다.
LG전자는 올해 올레드TV 라인업을 지난해에 비해 50% 이상 늘린 20여개 모델로 운영한다. 이를 위해 오는 2월 미국의 슈퍼볼 광고를 집행하는 등 올레드TV 성장 모멘텀을 잡겠다는 복안이다. 시장조사기관 IHS는 오는 2019년 올레드TV 연간 판매량이 700만대에 달할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LG전자가 프리미엄 시장에 집중하는 것은 중저가 가전시장에서 중국업체들의 약진이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권봉석 본부장은 중국 업체들이 가격경쟁력 측면에서 위협적 요소가 있다는 평가를 내리고 고부가 제품인 올레드TV에서 수익성과 내실을 잡겠다는 복안이다.
더욱이 최근 LCD 패널가격이 내려가고 있다는 점은 HE사업본부에게 호재다. LCD패널가격은 1년 이상 가격 하락이 지속되고 있다. 여기에 구리와 철 등의 원자재 가격 하락 역시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다. 아직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증권가에서는 지난해 4분기 H&A사업본부가 이 같은 이유 등으로 이익이 적지 않게 늘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골칫거리된 MC사업부, G5로 재도전 승부수
지난해 G4의 부진으로 2분기 영업이익 2억원이라는 굴욕에 이어 3분기 대규모 영업적자를 내 LG전자 내에서 골칫거리로 전락했던 MC사업부 역시 재도약을 위해 승부수를 던질 예정이다.
MC사업부는 지난해 3분기 출시된 프리미엄 스마트폰 V10이 미국에서 예상외로 선전하면서 지난해 4분기 적자폭을 크게 줄였을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적자폭이 줄어든 것을 넘어 흑자를 예상하는 시각도 있다.
여기에 LG전자는 올해 출시할 G5를 최초로 MCW(모바일월드콩그레스) 2016에서 공개하고 삼성전자의 갤럭시S7과 맞붙인다는 승부수를 던졌다. 지난해 G4가 처참할 정도로 갤럭시S6에게 밀렸던 아픈 기억을 씻고 올해 재도전하는 셈이다.
LG전자는 내달 21일 오후 2시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G5 언팩 행사를 연다고 밝혔다. 이날은 MCW 2016 개막 하루 전으로 LG전자가 MCW에서 전략 스마트폰을 공개하는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지난해 G4는 미국에서 공개됐다.
출시 및 공개 시점도 지난해보다 빠르다. 지난해 G4는 갤럭시S6보다 다소 늦은 4월 말 경 출시했다. 상당히 공들여 만든 제품임에도 갤럭시S6보다 출시 시기가 늦어 가죽 커버 등의 논란을 감안하더라도 시기 때문에 점유율 선점에 완패했다는 평가가 많았다. 올해는 한 발 먼저 움직여 역대 최고의 흥행작이었던 G3처럼 돌풍을 다시 일으킨다는 복안이다. 그만큼 지난해 역대 최악의 위기감을 느꼈던 것을 방증한다는 평가도 있다.
현재까지 알려진 G5의 사양 등은 소비자들의 흥미를 끌어당길 요소가 많다는 평가다. 우선 LG전자는 호평을 듣고 있는 V10의 듀얼카메라를 G5에도 도입한다. G4부터 생긴 ‘카메라 = LG폰’이라는 공식을 이어나간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소재도 선호도가 높은 메탈로 바꾸면서도 메탈 케이스의 치명적인 단점인 배터리 교체 불가를 해결하기 위해 모듈형 배터리 방식을 도입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벌써부터 누리꾼들 사이에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 방식은 어떤 메탈식 스마트폰에서도 쓰인적 없는 최초의 방식이다.
만약 이 방식이 제대로 구현된다면 디자인과 배터리 문제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일체형 배터리에 대한 거부감을 지니고 있는 사용자들을 상당수 끌어들일 수 있는 유인책이 될 수 있을 전망이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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