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 지분 판 한화, 두산DST 예비입찰 참여…노림수는?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두산DST 예비입찰에 뛰어든 후보는 LIG넥스원과 한화테크윈, 스틱인베스트먼트, 하나대투PE 등 총 5~6곳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지난 6일 KAI 지분 10% 중 4% 가량을 매각한 한화테크윈이 두산DST 인수전에 뛰어든 점이 눈길을 끌고 있다.
두산DST는 지난 2008년 두산인프라코어의 방위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해 설립된 방산업체로 2009년 두산DST 지분 49%는 IMM 등 사모펀드로 넘어갔고 나머지 51%는 두산의 100% 자회사인 DIP홀딩스가 보유하고 있다. 이번에 매물로 나온 지분은 100% 전량으로 예상 가격은 7000억 안팎으로 추정되고 있다.
두산DST는 장갑차 중심의 지상 기동무기에 강점을 보이고 있으며 지난 2014년 6156억원의 매출에 22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알짜회사다. 지난해 3월에는 방위사업청이 발주한 1조원 규모의 30mm 차륜형 대공포체계 사업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막상 두산DST가 매물로 나오자 두산의 기대와는 달리 LIG넥스원 외에는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예비입찰에 방산업계 선두로 올라선 한화가 참여한 사실이 확인돼 또 한 차례 시장에 놀라움을 안겼다.
앞서 KAI 인수 유력 후보로 꼽히던 한화테크윈은 최근 갑작스럽게 보유 지분의 절반 가량을 처분하면서 시장에 혼선을 안겼다. 명확한 입장을 밝힌 적은 없지만 시장은 한화가 KAI 인수를 사실상 접었다고 봤다. 김승연 회장이 신년사에서 강조한 것처럼 올해 잠시 광폭 행보를 멈추고 내실 다지기에 주력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KAI 주가도 급락을 거듭했다.
하지만 한화테크윈이 두산DST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시장에서는 향후 한화가 KAI를 다시 노릴 수 있다는 시나리오를 제시하고 있다. 덩치가 지나치게 큰 KAI 인수를 잠시 미뤄둔 채 현금을 확보해 두산DST를 인수함으로써 몸집을 키우고 추후 KAI 주가 추이에 따라 다시 인수를 재추진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앞서 지난해 말 한화종합화학 지분을 매각해 4400억원 가량을 확보한 것도 두산DST 인수 추진을 위한 실탄 확보 차원이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한화가 추후 KAI 주가가 크게 낮아진 뒤 인수를 다시 추진할 경우 인수가를 낮추기 위해 꼼수를 쓴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올 여지는 남아 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이날 <시사포커스>와의 통화에서 “방위산업 부문을 확대해 나가겠다는 의지는 기본적으로 갖고 있고 두산DST가 이 방향에서 부합돼 검토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 관계자는 KAI 인수 재추진설에 대해 “지금은 (철수든 재추진이든) 정해진 것이 없고 두산DST 인수 검토 역시 KAI와 상관관계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아직 KAI 지분 매각 주관사가 선정됐다거나 구체적 매각일정이 나온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 때 가서 검토가 될 것 같다”고 답했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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