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투자증권, 막 내리는 주진형 시대의 족적
한화투자증권, 막 내리는 주진형 시대의 족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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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승주 신임 대표 선임…서비스선택제 등 향방 촉각
▲ 한화투자증권이 주진형 사장 체제를 마무리하고 여승주 대표 체제로 새롭게 출발하면서 주진형 사장의 발자취가 재조명되고 있다. ⓒ한화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이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주진형 사장 체제를 마무리하고 여승주 대표 체제로 새롭게 출발한 가운데, 이단아로 불렸던 주진형 사장이 증권업계에 남긴 발자취가 재조명되고 있다.
 
29일 한화투자증권은 이사회를 열고 주진형 대표이사의 사임에 따라 여승주 대표이사를 신규 선임했다고 공시했다.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주진형 전 대표는 최근 더불어민주당에 합류하면서 자연스럽게 대표직에서 물러나게 됐다.
 
여승주 신임 대표는 한화그룹 경영기획실 전략팀장 부사장 출신으로 한화그룹 구조조정본부 상무보와 대한생명 재정팀장 상무, 대한생명 전략기획실장 전무 등을 거친 그룹 측 인사로 분류된다. 1985년 한화에너지 입사를 시작으로 30여년 간 한화그룹에 몸을 담은 한화맨이다. 지난해 그룹 수뇌부와 주진형 전 대표가 갈등을 겪으면서 조직을 추스릴 구원투수로 투입됐다.
 
여승주 체제로 새롭게 출발할 한화투자증권은 앞서 10여명 가량의 규모로 경쟁력 강화 태스크포스(TF)를 발족하고 새 경영 전략 수립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투자증권은 원래 CEO 교체시 매번 하던 작업이라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한화투자증권이 갖은 마찰을 빚었던 주진형 사장의 개혁 색채를 빼기 위한 사전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내부에서 거센 반발에 직면했던 매도 리포트 확대, 서비스선택제 등 주진형식 개혁 정책의 존폐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주진형 전 대표는 고객 신뢰 회복을 기치로 매도 리포트를 일정 비율 이상 작성할 것을 주문했다. 취지는 좋았지만 연구원들이 매도 리포트의 대상이 된 기업으로부터 직·간접적으로 불이익을 받는 폐해가 우려되면서 적지 않은 반발이 일었다.
 
고객을 컨설팅 고객과 다이렉트 고객으로 분류해 수수료 체계를 다원화한 서비스선택제의 향방도 관심거리다. 특히 서비스선택제 시행은 수수료 인상에 따른 고객 이탈을 우려한 지점장들의 집단 항명 사태까지 불렀던 ‘뜨거운 감자’다. 주진형 전 대표는 항명 사태를 주도한 일부 임직원들에게 자택 대기발령 인사를 내는 등 강경한 자세를 취했다.
 
아울러 주진형 전 대표는 성과주의의 본진격인 증권가에서 성과주의의 폐단을 지적하고 매매수수료에 기반한 성과급을 폐지했다. 주진형 전 대표는 과다한 성과주의가 불법 자기매매를 양산하고 고객의 신뢰도를 추락시켰다는 주장을 거듭했지만 당장 수당이 줄어들게 된 직원들의 반발은 상상 이상이었다.
 
특히 매매수수료 기반 성과급 폐지는 적지 않은 인력이 한화투자증권에서 이탈하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 여승주 신임대표 체제는 주진형식 개혁에 지친 내부 분위기를 추스를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주진형 전 대표가 곳곳에 뿌려놓은 ‘개혁’의 발자취가 어떻게 변화할지 증권가가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한편 주진형 전 대표는 오는 18일 열릴 주주총회에서 등기임원직을 내려놓을 예정이다. 여승주 신임 대표의 임기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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