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 BW, ‘아 세월이여’…개미들 ‘발 동동’
현대상선 BW, ‘아 세월이여’…개미들 ‘발 동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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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런트 상장폐지에 자율협약까지 첩첩산중
▲ 현대상선의 지속된 주가 하락으로 신주인수권부사채(BW)에 투자한 적지 않은 개인 투자자들의 속이 여전히 타들어 가고 있다. ⓒ현대상선
현대그룹이 현대증권 매각으로 한 숨 돌린 모양새지만 현대상선의 지속된 주가 하락으로 신주인수권부사채(BW)에 투자한 적지 않은 개인 투자자들의 속은 여전히 타들어 가고 있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상선 BW 투자자들은 신주인수권(워런트)이 휴지 조각이 된 데에 이어 채권 원리금마저 잃을 위기에 놓인 것으로 알려졌다.
 
BW는 사채에 신주인수권이 부여된 것으로 일반 회사채보다 이율이 낮은 대신 주가가 오를 경우 신주인수권을 행사해 차익을 노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현대상선은 지난해 9월 1500억원 규모의 분리형 무보증 BW를 발행, 연3%의 금리와 7%의 만기보장 수익률을 제시했다. 당시 발행된 BW는 채권과 워런트를 나눌 수 있는 분리형 BW 공모가 재허용된 이후 첫 사례였다는 점에서 이틀간 4조원이 넘는 금액이 몰렸다. 높은 이자율과 워런트 별도 매도라는 메리트 속에 경쟁률만도 28대 1로 집계됐다.
 
하지만 현대상선이 유동성 위기에 처하면서 BW투자자들은 워런트 활용 기회가 물건너갔다. 지난달 25일 현대상선 분리형 BW의 신주인수권은 관리종목으로 지정돼 상장폐지됐다.
 
남은 것은 채권 부분인데 지난달 29일 현대상선은 채권단 공동관리(자율협약)에 들어갔다. 향후 채권단의 의지에 따라 BW에 대한 원금 손실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적지 않은 개인 투자자들은 원금 손실 우려 속에 속이 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개인 투자자들과 함께 투자한 기관 투자자들은 이미 빠르게 행동에 나서 상당수 발을 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0월 워런트 중 절반 가량이 이미 행사됐고 주가가 워런트 행사가액 5000원 아래로 떨어진 지난해 11~12월에는 일부 투자자들이 채권 대용납입 방식으로 총 190억원 가량의 워런트를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 대용납입은 워런트 행사시 현금을 내는 것이 아니라 기존에 가지고 있던 채권으로 신주인수 대금을 내는 방식이다. 채권 대용납입이 이어지면서 현대상선 BW의 전체 채권가치는 540억원으로 3분의 1토막이 났다. 대부분 기관 투자자들이 발을 뺀 것으로 추정되고 있고 남은 것은 대부분 정보에서 한 발 뒤쳐진 개인 투자자들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결국 설마설마 하던 개인투자자들만이 현대상선의 위기로 인한 피해를 고스란히 받을 확률이 높아진 셈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현대상선에 대한 회계감사나 신용평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거나 위험성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것 아니냐는 불만도 나온다. BW 발행 대표 주관사는 유진투자증권, 인수단에는 KDB대우증권과 한국투자증권 등이 참여한 바 있다.
 
다만 현대그룹 측은 “유진투자증권이 BW 판매 당시 투자 위험 및 상품에 대한 고지를 충분히 했다”면서 “또한 신주인수권은 향후 매매거래 정지가 풀리면 부활할 수 있고 채권단의 입장도 아직 결정된 것이 없어 향후 기회를 다시 엿볼 수 있다”는 입장이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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