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펑펑’ 계속되는 화학물질 사고, 왜?
‘펑펑’ 계속되는 화학물질 사고,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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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본적 해결보다는 ‘나만 아니면 돼’ 인식 만연

▲ 지난 2월 13일 경기도 남양주시 빙그레2공장에서 암모니아 탱크가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1명이 사망하고 3명이 부상당했다. 폭발한 저장탱크에서 암모니아 가스가 유출되고 있다. ⓒ뉴시스
13일 오전 울산의 LS니꼬동제련 공장에서 수증기에 의한 폭발이 발생해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협력업체 직원 1명이 안면부에 화상을 입고 병원에 긴급 후송됐으며, 경상인 7명의 협력업체 직원은 인근 병원에 분산 이송됐다.

세월호 사고로 인해 ‘안전’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최고조에 다다른 상황에서 산업계는 연이은 사고로 좌불안석인 모습이다.

이번 LS니꼬동제련 공장의 폭발 사고가 일어나기 4일 전인 9에는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고로 가스밸브 교체작업 중 폭발 사고로 인해 직원 5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포스코는 사고가 발생하자 자체적으로 3명의 직원을 병원에 후송했으며, 2명은 부상 정도가 경미한 것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포스코는 사고 발생을 소방 당국에 알리지 않고 자체적으로 부상자 이송과 안전조치를 취했다. 회사 측은 사고가 경미해 그렇게 판단한 것이라 해명했지만 자칫 더 큰 사고로 발생할지 모를 상황에서 자체적으로 판단한 것이 맞는지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게다가 사고 이틀 전에 고로의 쇳물이 넘치는 사고가 발생했지만 부상자 여부가 확인되지 않아 포스코 측이 ‘뭔가를 감추는 게 아니냐’는 의심어린 시선이 쏠리고 있다.

8일에도 울산석유화학공단에 위치한 후성의 공장 보일러가 폭발해 직원 한 명이 숨지고 4명이 부상당했다.

같은 날 SK케미칼 위험물 저장탱크에서 사고가 위험물 저장탱크 청소와 부식 방지 코팅작업을 하던 협력업체 직원 3명이 질식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울산고용노동지청은 곧바로 후성의 불산 제조 공장과 SK케미칼의 위험물 저장탱크에 각각 작업중지 명령을 내렸다.

앞서 2월에는 빙그레 남양주시 공장에서 암모니아 가스가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1명이 사망하고 3명이 부상했다. 더욱이 암모니아 가스는 열에 약해 폭발할 가능성이 있어 사고 발생 직후 소방 당국은 사고 현장 주변을 차단하고 주민들을 대피시키기까지 했다.

소방 당국은 사고 원인을 조사했지만 아직까지 정확한 사고 원인을 밝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달 25일 울산 이수화학공장에서 불화수소 혼합물이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회사 측은 사고 발생 26분 만에 누출을 차단해 더 큰 사고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자칫 대형사고로 발생할 뻔했다.

지난해 삼성전자 수원공장에서는 불산 누출돼 5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당시 누리꾼들은 화학물질 사고에는 사업장 규모와 상관이 없다며 글로벌 기업인 삼성도 사고에 대한 철저한 준비가 없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땜질’식 해결 방식이 문제

비슷한 유형의 사고가 계속되고 있지만 해결책을 놓고 기업들은 저마다 다른 방식을 선택하고 있지만 사고를 근본적으로 막지 못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아무리 안전대책을 잘 세워놓고 시스템을 잘 갖췄다고 해도 작업자들이 부주의로 인해 발생하는 사고는 막을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전적으로 개인의 부주의로 인한 사고라고 해도 충분히 방지할 수 있다고 반대 의견도 비등하다.

해마다 발생하는 건설 현장 사고는 비슷한 유형을 지닌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지지대를 안전하게 설치하지 않았다든지, 안전망 미설치, 지지력보다 더 무거운 물건을 놓거나 해서 발생하는 사고는 해마다 그치지 않고 있다.

여러 현장 중 한 곳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그 현장에 대해서만 안전점검을 실시해 문제가 되는 점을 보완하고 있다. 비슷한 상황의 다른 현장에서는 좀 더 충실한 안전점검과 직원 교육을 시키기보다는 사고가 발생하지 않은 것에 대해 안심하는 모습이 역력하다는 지적이다.

한 건설업 현장 직원은 “건설 현장에서 인명사고가 발생하면 곧바로 평소와는 다른 현장 점검을 진행하곤 한다”면서 “하지만 그날뿐이다. 지속적으로 현장 안전점검이 이뤄진다고 보기는 어렵다. 법이 있다고는 하지만 이를 관리·감독하는 곳들도 모든 현장을 점검하기는 힘들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건설사들은 자신들이 건설하는 아파트, 빌딩은 튼튼하게 잘 지어달라고 하면서도 막상 현장 근로자들의 안전에는 큰 관심이 없어 보인다. 말 그대로 ‘나만 아니면 돼’다”고 지적하며 “얼마나 더 많은 사람이 죽어야만 이런 문제가 바뀔지 모르겠다. 아니 사람이 죽어도 바뀌지 않을까봐 그게 더 겁난다”고 강조했다. [시사포커스 / 전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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