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퇴임 의사를 밝힌 이유일 대표의 뒤를 이어 쌍용자동차의 새 수장으로 취임한 최종식 대표가 서울모터쇼에서 간담회를 열고 해고자 복직 문제에 대해 언급했다.
2일 최종식 사장은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서울모터쇼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해고자 복직 계획에 대한 질문에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회사 정상화를 이뤄내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으니 지켜봐 달라”고 답했다.
최종식 사장은 “재작년에는 회사가 적자임에도 무급휴직자 전원을 복직시켰다”며 해고자 복직 문제에 대해 “기본적으로 판매가 증가하고 회사가 정상화돼야 해결이 가능하다”고 답했다.
쌍용차는 2009년 약 2600여명의 고용조정(희망퇴직·정리해고·무급휴직)을 실시했다. 이후 2013년 경영 정상화가 되면서 489명의 무급휴직자들이 복직됐다. 하지만 1904명의 희망퇴직자와 159명의 정리해고자에 대한 구제조치는 난항을 거듭하다 지난 1월 노조와 사측이 교섭 개시에 합의, 교섭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쌍용차 해고자 문제는 2009년 이후 우리나라 사회에서 인권과 정치·사회적 현안으로까지 떠오르며 큰 관심의 대상이 돼 왔다. 지난 12월 18일 유명 가수 이효리 씨는 트위터에 “쌍용에서 내년에 출시되는 신차 티볼리가 많이 팔려서 함께 일하던 직원들을 해고할 수밖에 없었던 회사가 안정되고, 해고되었던 분들도 다시 복직되면 정말 좋겠다”며 비키니 공약을 내걸면서 다시 한 번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유일 전 사장은 쌍용차 노조의 77일간의 공장 옥쇄파업을 강하게 비판하는 등 무관용 원칙을 이어가며 노조와의 협상을 거부했지만, 이유일 전 사장이 노조와의 교섭 개시에 합의하고 퇴임하면서 최종식 신임 사장으로 공이 넘어온 상태다.
최근 노사 양측의 분위기는 비교적 순조롭게 흘러가고 있다. 최종식 사장이 짧은 시간동안이나마 별다른 입장을 밝히진 않았지만, 최근 쌍용차 해고자 복직을 위해 평택공장에서 굴뚝농성을 벌여온 이창근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정책기획실장이 지난달 23일 “최종식 사장과 중역, 사무관리직, 현장직 옛 동료만 믿고 내려간다”며 101여 일 만에 농성을 해제했다.
지난 1월 모기업인 인도 마힌드라의 아난드 회장은 쌍용차 평택공장을 방문한 뒤 “지금은 경영정상화를 위해 힘써야 할 때이며 티볼리 등 향후 신차 판매확대를 통해 경영상황이 개선되면 2009년에 퇴직했던 생산직 인원들을 단계적으로 복직시키도록 할 것”이라며 “현재의 갈등을 우호적으로 해결하고 다 함께 상생하는 길을 모색하길 바란다”고 밝힌 바 있다. 강경노선을 견지하던 이유일 전 사장의 갑작스러운 용퇴가 마힌드라 측과의 마찰 때문이었다는 분석까지 나올 정도였다.
따라서 최종식 사장이 노조 측과 상당한 신뢰를 구축한 것으로 보이는 상태에서 이날 해고자 복직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다짐한 점은 이유일 전 사장의 행보와 비교해 볼 때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한편 이날 최종식 사장은 쌍용차의 올해 계획에 대해서도 다양한 구상을 밝혔다. 최종식 사장은 올해 목표로 15만대 판매를 제시하고, 현재 연간 생산량 25만대 중 가동률이 60% 수준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금부터 목표는 가동률을 끌어 올려서 수익을 창출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최종식 사장의 이 같은 계획에는 티볼리의 폭발적인 반응이 큰 몫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본격적으로 유럽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인 티볼리의 판매에 따라 올해 회사 정상화의 향배가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최종식 사장은 현재 국내 물량 4500대, 수출 물량 5000대 가량이 출고 대기 중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이유일 전 사장이 추진하던 사명 변경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최종식 사장은 “외국인들에게 쌍용의 발음이 어렵고 시각적 정체성 면에서도 인식이 어려운 면이 있다”면서 “다만 변경할 경우 소요 비용이 1억 달러 가량 될 것으로 예상돼 현재진행형 프로젝트 정도로 생각해 주길 바란다”고 답했다.
최종식 사장은 “쌍용차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해외 생산시설이 없는 5000명 규모의 회사”라며 “더욱 노력해 국가경제에 일조할 수 있는 회사로 만들어 갈 테니 격려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