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크홀 갇힌 현대산업개발, 불명예 딱지 ‘전전긍긍’
싱크홀 갇힌 현대산업개발, 불명예 딱지 ‘전전긍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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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인 조사중…책임질 부분 지겠다” 해명에도 따가운 시선 쏟아져
▲ 지난 2일 서울시 강남구 삼성중앙역에서 발생한 싱크홀 사태에 대해 서울시가 현대산업개발의 하수도관 불량시공을 원인으로 지목, 현대산업개발 측이 난색을 표하고 있다. ⓒ서울시

최근 들어 서울 도심 곳곳에서 지반이 푹 꺼지는 ‘싱크홀’ 현상이 발생하는 빈도가 잦아져 시민들의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서울시가 삼성중앙역 싱크홀 사태의 원인으로 현대산업개발을 지목하면서 따가운 시선이 쏟아지고 있다.

3일 서울시는 전날 발생한 삼성중앙역의 싱크홀 사태에 관련, 지하철 9호선 2단계 구간의 지하철 공사 때 이설된 하수관의 불량시공이 원인이었다고 공식 발표했다.

지난 2일 오후 서울시 강남구에 위치한 9호선 2단계 구간의 삼성중앙역 인근 도로에서 가로 1.8m, 세로 1.2m, 깊이 0.6m의 구멍 등 깊이 0.5~1.3m의 구멍 6곳에서 싱크홀 현상이 일어났다. 당시 삼성로를 지나던 승용차 1대는 난데 없이 발생한 이 사태로 오른쪽 앞 바퀴가 함볼부분에 빠졌다.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오후 9시 49분쯤 편도 4차선인 이 도로에서 포스코 방향 3차로의 땅이 갑자기 꺼지면서 지나가던 그랜저 승용차 조수석 앞바퀴가 80㎝ 정도 빠졌고, 주변에 3개 정도의 구멍이 추가로 발생해 차 문이 일부 찌그러졌다.

이 사태를 조사한 서울시는 “9호선 2단계 구간을 공사할 때 보도 하부로 이설한 600㎜ 하수관 접합부의 시공 불량이 원인”이라면서 “여기에 전날 내린 집중호우로 접속부가 이탈하면서 토사가 유출, 도로 함몰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9호선 2단계 공사로 발생한 이설·시설 하수관로 전 구간을 점검할 계획을 밝히면서 하수관 접합부 불량시공에 책임이 있는 시공사, 책임감리 등에 대해 엄중히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한동근 서울시 토시기반시설본부 도시철도토목부장은 “복구를 완료한 후 어떻게 부실공사가 이뤄졌는지, 현장관리에 문제가 있었는지 등을 검토한 후 시공사, 감리에 책임을 물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 지난달 29일 봉은사역 근처에서 발생한 싱크홀 사태에서도 주변에 공사를 하고 있던 현대산업개발 측에 따가운 시선이 쏟아진 바 있다. 다만, 서울시와 경찰 등은 이 건에 대해서는 서울시의 상수도관 노후가 원인인 것으로 보인다는 입장을 밝혔다. ⓒ뉴시스

◆또 현대산업개발? 오명 얻을까 전전긍긍
이에 따라 지난 2월께 삼성중앙역과 하수관 이설작업 등의 시공을 마무리한 현대산업개발의 책임론도 거세질 전망이다.

더구나 현대산업개발은 지난달 29일 이번 사고가 발생한 곳에서 멀지 않은 봉은사역에서 발생한 싱크홀 사태에도 연루되며 곱지 않은 시선을 받은 바 있다.

지난달 29일 오전 6시 44분경 서울 강남구 봉은사로 인근에 위치한 편도 4차선 도로 가운데 4차로에서 지름 1m, 길이 3m, 깊이 0.3m 정도의 싱크홀이 발생했다. 봉은사에서 종합운동장 방향으로 동승를 태운 채 주행하던 오토바이 운전자는 이 싱크홀에 걸려 넘어졌다. 이 사고로 운전자와 동승자 등 2명이 구멍에 빠져 안면부 찰과상 등의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경찰은 싱크홀 발생 지점 지하에 매설된 상수도관 누수로 토사가 쓸려나가면서 지반이 내려앉은 것으로 보고 있다. 노후 수도관에서 누수가 발생하면서 샌 물이 토사를 쓸고 지나가면서 빈 공간이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하지만 근처에서 도로 및 정리 공사를 하고 있던 현대산업개발에게도 곱지 않은 시선이 쏟아졌다. 공사 때문에 지반이 침하된 것도 한 몫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현대산업개발 측은 봉은사역 인근 싱크홀 사태에 대해서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시사포커스>와의 통화에서 “봉은사역 인근의 지반 침하는 지하에 매설된 상수도관의 누수 때문이며 이는 서울시의 노후 상수도관 때문이지 우리와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해명했다. 서울시와 경찰도 상수도관 노후가 원인인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삼성중앙역 사태에 대해서 서울시가 공식적으로 현대산업개발의 불량시공을 원인으로 지목한 만큼, 잠잠해지던 봉은사역 싱크홀 사태 의혹과 맞물려 현대산업개발에 대한 비판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이날 삼성중앙역 싱크홀 사태에 대해 “일단 저희로서는 오늘 오후까지 복구 공사에 우선적으로 최선을 다해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히고 “현재 원인에 대해서는 서울시의 조사와 별도로 내부 조사가 진행중”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불거지고 있는 책임론에 대해 “서울시의 발표에 대한 부분은 내부조사가 끝나는 대로 입장을 표명할 예정”이라면서 “내부 조사가 끝나서 저희가 책임질 부분이 있으면 책임을 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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