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립의 귀환, 대우조선해양 정상화 이끌까
정성립의 귀환, 대우조선해양 정상화 이끌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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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력구조조정설, STX조선해양 위탁설 등 우려 불식…노조 입장 변화할까
▲ 10일 대우조선해양이 이사회를 열고 정성립 STX조선해양 대표의 신임 사장 선임건을 통과시켰다. ⓒ대우조선해양

고재호 사장의 후임 사장 선임을 앞두고 수 달여간 파행을 거듭해왔던 대우조선해양이 정성립 STX조선해양 대표를 신임 사장으로 내정한 가운데, 정성립 내정자가 사태 수습에 발빠르게 나서고 있어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0일 대우조선해양은 오전 임시 이사회를 열고 대주주 산업은행이 추천한 정성립 STX조선해양 대표의 신임 사장 선임건을 통과시켰다. 이로써 내달 29일로 예정된 임시 주주총회에서 선임안이 통과되면 오는 6월부터 표류하던 후임 사장 선임 건을 마무리하고 정성립 신임 사장 체제가 출범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이달부터 사실상 수장 없이 표류해온 대우조선해양은 이제부터 신임 사장 선임 지연 사태를 놓고 벌어진 논란을 수습하는 데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전망된다.

◆정성립 내정자, 노조 반발 불식에 총력
이미 정성립 사장 내정자는 첫 행보로 노조의 반대를 수습하기 위해 발벗고 나섰다. 10일 대우조선해양 노조에 따르면 정성립 내정자는 지난 8일 모처에서 노조 집행부와 만남을 갖고 인력 구조조정, STX조선해양 위탁경영 등의 우려 해소와 대우조선해양 경영정상화 계획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우조선해양 노조 측은 그간 산업은행이 정성립 내정자를 추천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인력구조조정에 대해 큰 우려를 나타낸 바 있다. 고재호 사장과 비교적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왔던 노조 측은 산업은행이 추천한 정성립 내정자가 취임할 경우 인력 구조조정 등의 칼바람이 불 것이라며 반대해 왔다.

특히 노조 측은 대우조선해양을 언젠가는 매각해야 하는 산업은행이 고심 끝에 추천했다는 점을 들어 정성립 내정자가 대규모 인원감축으로 단기간 수익성을 내고 고가 매각을 추진하는 악역을 맡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하지만 정성립 내정자는 노조와의 만남에서 이 같은 우려를 사실상 부인해 노조 측의 반발을 최소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STX조선해양 위탁경영에 대한 우려도 불식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정성립 내정자가 현재 산업은행 등의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진행중인 STX조선해양 대표라는 이유에서다. 업계에서는 “채권단이 정성립 내정자를 연결고리로 대우조선해양과 STX조선해양의 통합이라는 큰 밑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후임 사장을 선임해야 하는 STX조선해양이 신규 선임 없이 정성립 내정자의 지휘 아래 위탁 경영으로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양사를 통합하면 시너지 효과, 우회상장 효과와 더불어 채권단의 자금 투입도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계산에서 나온 시나리오다. STX조선해양이 대우조선해양과 통합되면 신용등급이 향상되고 중복 영역을 구조조정할 수 있는 등 채권단에 다양한 잇점을 제공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시나리오는 곧 거센 반발에 부딪혔다. 대우조선해양 주주들의 반발은 물론이고 노조 측도 거세게 반발했다. 산업은행은 곧바로 “현실성이 없다”고 사태 확산 진화에 나섰고, 정성립 내정자 역시 노조 측에 경영난을 겪고 있는 STX조선해양의 위탁경영 등 통합 시나리오에 대한 우려를 불식한 것으로 전해졌다. 

▲ 정성립 내정자가 그간 수장 없이 표류해온 대우조선해양의 정상화를 이끌 수 있을지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간 반대 입장을 고수해 온 노조 측도 조만간 입장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조심스레 제기된다. 사진 / 홍금표 기자

◆노조, 반대 입장 바꿀까…명분 크게 줄어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자 사실상 노조 측이 정성립 내정자를 반대할 명분은 크게 줄어들었다는 관측이 조심스레 제기된다. 비록 이날 이사회에 맞춰 지도부가 대우조선해양 본사 앞에서 상경시위를 벌이는 등 원칙적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내부에서는 정성립 내정자에 대한 입장이 유동적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애초에 노조 측이 대우조선해양 내부 인사가 아니면 모두 ‘외부 인사’라며 어떠한 외부 인사도 선임되서는 안될 것이라고 강하게 경고해왔던 이유 자체가 외풍에 흔들리고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실시할 것이라는 우려에서였다.

하지만 정성립 내정자가 과거 30여년간 대우조선해양에 몸담으면서 6년여 간 대표까지 역임했던 ‘사실상’의 대우조선해양 출신이고, 노조 측의 우려를 잇따라 불식시키면서 노조 측에서 크게 반대할 명분이 없다는 쪽으로 대세가 기울고 있는 것으로 알라졌다. 전문성에 대해서도 의심할 여지가 없다.

따라서 정성립 내정자와의 만남 이후에도 다음날인 9일에도 산업은행 관계자와 비공개 회담을 진행한 노조는 조만간 전향적인 입장 변화를 나타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내부에서도 현재 재무구조가 악화돼 있는 대우조선해양의 실적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성립 내정자는 STX조선해양 대표이사를 맡으면서 조단위 적자 규모를 3000억원 수준으로 낮췄고, 과거 대우그룹 해체로 워크아웃 등의 어려움을 겪던 시기에도 대우조선해양의 정상화를 1년 만에 이끌어내는 수완을 발휘하기도 했다.

한편 정성립 내정자는 사실상의 수장 공백 사태로 동요된 조직과 해외 선주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신뢰를 회복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첫 발을 내딛을 전망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사장 선임 지연이 장기화되면서 지난 3월 수주 실적이 ‘제로’로 기록되는 등 사실상의 수주 마비 상태로 안팎으로 어려움을 겪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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