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11년 워크아웃 상태였던 대한조선을 채권단으로부터 넘겨받아 위탁운영하고 있던 대우조선해양이 지난해 대한조선의 법정관리 인가 직후 종료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1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10월 대한조선의 위탁경영을 종료하고 대신 기술·영업·조달 등의 용역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조선은 당시 법정관리(기업회생계획) 인가를 받은 직후였다.
대한조선은 조선 경기 악화가 심화되던 지난 2009년 워크아웃을 신청한 뒤 채권단의 요청으로 지난 2011년부터 대우조선해양이 위탁 경영을 맡아 왔다. 당초 대우조선해양은 오는 2016년 말까지 대한조선을 계열사에 준하는 상태로 경영 전반에 대해 위탁경영할 예정이었지만, 회사경영에 무리가 간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최근 정성립 신임 대우조선해양 사장 내정자와 만남을 가진 노조도 STX조선해양의 위탁경영 우려와 함께 대한조선의 위탁경영에 대한 회사의 부담을 거론하기도 했다.
대우조선해양 측은 이에 대해 현재 대한조선이 요청한 용역을 제공하고 용역비를 받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고 설명했지만, 종료 배경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 초에도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위해 조선업 불황이 진정될 것으로 에상되는 지난해 말에서 올해 초 정도에 대한조선의 위탁경영을 조기에 종료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 바 있어, 산업은행의 의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의 매각을 추진한 것은 2008년부터 벌써 햇수로 8년째다. 지난해에도 상반기까지 매각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기도 했고, 신임 사장 지연 사태가 매각을 염두에 둔 수순 아니냐는 의혹도 받았다.
기술력 하나만큼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대우조선해양인 만큼 조선 경기가 살아나기만 하면 대우조선해양의 기술력을 볼 때 인수 대상자를 구하는 것도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란 판단이 뒤따를 수 있다.
더구나 대한조선의 위탁경영을 종료한 지난해 10월은 막판 수주전이 한참 벌어지던 때로,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4분기 LNG선 등의 수주 몰아치기로 지난해 목표를 초과달성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대한조선의 위탁경영 조기 종료가 매각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추측이 가능한 대목이다.
따라서 법정관리까지 들어간 대한조선의 상태라면 위탁경영이 매각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예상을 했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2013년 대한조선의 자본 규모는 마이너스 764억원이었고, 지난해 영업손실도 500억원대에 달한다. 게다가 법정관리까지 들어갔기 때문에
대한조선은 클락슨리서치 기준으로 지난 2월 수주잔고 372만DWT를 기록, 세계 45위 조선소의 순위를 기록하고 있다. 대한조선의 지난해 실적은 매출액 3883억원, 영업손실 564억원, 당기순손실 281억원으로 나타났다.
현재 대한조선의 사장은 위탁경영 종료 후에도 변함 없이 대우조선해양 부사장 출신인 이병모 사장이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