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주’ 아모레퍼시픽이 액면가를 5000원에서 500원으로 분할(10분의 1수준)하는 액면분할 일정을 마치고 오는 8일 증시로 돌아온다. 증권가에서는 액면분할 전 아모레 퍼시픽의 목표주가가 최고 540만원까지 제시됐던 점을 두고 액면분할 이후 주가 전망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주당 액면가를 5000원에서 500원으로 분할했다. 전체 부피를 가볍게 줄여 많은 개인 투자자들이 투자에 동참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액면분할 을 끝낸 아모레퍼시픽은 8일 유가증권시장에 변경 상장한 뒤 33만140원∼44만6660원 사이에서 거래를 다시 시작한다. 이는 액면분할 전 마지막 거래일인 지난달 21일 종가인 388만4000원의 10분의 1수준인 38만8400원에 가격제한폭(±15%)을 적용한 범위다.
시장 전문가들은 아모레퍼시픽의 이번 액면분할이 주가 상승세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결정이라는데 입을 모은다.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들어 중국 화장품 시장 성장 기대로 200만원을 넘는 거대 몸집에도 주가가 75% 급등하는 등 무서운 성장속도를 보이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9개 증권사가 제시한 아모레퍼시픽 목표주가는 평균 419만원으로 나타났다. 분할 액면가를 반영해 계산하면 41만9000원이다. KDB대우증권이 가장 높은 540만원을 제시했고, IBK투자증권이 530만원으로 그 다음이었다.
동부증권 박현진 연구원은 “액면분할은 펀더멘털(기초여건)과 무관하지만, 초고가 주식에 대한 심리적 부담을 완화해 주므로 유동성 확보 면에서 주가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했다.
NH투자증권 한국희 연구원 역시 “액면분할에 따라 유동주식 수 증가와 신규 투자자층 유입으로 주가 상승 가능성이 있다”고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러한 주가 상승 기대감은 이미 주가에 반영된 만큼 변경 상장 후 아모레퍼시픽의 추격 매수는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메리츠종금증권의 송광수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의 주가 상승 여력이 감소했다며 투자의견으로 ‘보유’(HOLD)를 내놨다.
하지만 거래소는 이번 아모레퍼시픽의 액면분할이 주가 상승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하며, 초고가 주식들의 액면분할을 적극적으로 유도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 채현주 공시부장은 “주가가 비쌀수록 기업가치가 높을 것이라는 통념과 액면분할을 하면 소액주주 목소리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다수 상장사가 액면분할에 소극적”이라고 설명하면서, “아모레퍼시픽의 이번 액면분할 후 실제 거래 유발 효과 등을 지속적으로 살펴보면서 초고가 주식들의 액면분할을 유도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시사포커스 / 진민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