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20억 공천헌금’ 발언 후폭풍 …새누리 발칵
홍준표 ‘20억 공천헌금’ 발언 후폭풍 …새누리 발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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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완종 리스트에 돈다발 공천까지, 다시 부패정당 이미지 될까 우려
▲ 홍준표 경남지사가 17대 총선 당시 20억원 공천헌금을 받았다고 폭로하면서 파문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사진 / 홍금표 기자

‘성완종 리스트’로 인해 또 다시 부패정당 이미지가 덧씌워질까 전전긍긍해온 새누리당이 예상 못한 후폭풍을 맞고 있다. 성완종 전 회장으로부터 1억 원을 받은 의혹으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홍준표 경남지사가 사실관계를 부인하는 과정에서 이와 별개의 공천헌금 수뢰 사실을 털어놓은 것.

성 전 회장의 돈 전달책이었던 윤모 전 경남기업 부사장이 검찰에서 홍 지사에게 건넨 1억원을 ‘2012년 총선 대비 공천헌금이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지자, 이에 반박하는 과정에서 과거 공천헌금 수뢰 사실을 털어놓은 것이다.

이와 관련, 홍 지사는 지난 11일 기자회견에서 “17대 공천심사위원 시절, 내일 공천이 시작되는데 영남 지역의 한 의원이 일요일 새벽에 우리 집에 등산복 차림으로 찾아와 직감적으로 ‘저건 돈이다’ 생각하고 문을 안 열어줬다”며 “월요일 9시에 국회 사무실로 찾아와 ‘5억원을 줄 테니 공천을 달라’고 해서 내가 ‘16대 때는 20억원을 준 걸로 아는데 왜 17대 때는 5억원이냐’ 하니까 즉각 ‘20억원을 준다’고 하더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내가 그날 오후 공심위에 가서 보고하고 그날 바로 공천을 했다”고 덧붙여 밝혔다. 홍 지사 발언대로라면, 돈다발 공천이 홍 지사 개인적으로가 아닌 공심위 차원에서 이뤄졌다는 뜻이 되는 것이다. 17대 공천에서도 20억원을 받고 공천을 줬는데, 성 전 회장으로부터 1억원을 공천헌금으로 받을 이유가 있었겠냐는 해명 취지였다.

홍 지사는 특히 “(공천헌금으로) 1억원 이야기를 하는데, 1억원은 정치권에서 광역의원 공천하는 돈도 안 된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만큼 돈다발 공천 사례가 비일비재함을 의미하는 것이자, 새누리당 공천이 부정으로 얼룩져 있음을 스스로 고백한 셈이 된 것이다.

홍 지사의 이 같은 폭로에 대해 당시 공천심사위원장이었던 김문수 전 경기지사도 12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그런 사람들이 있었다”며 “공천이 당선이라고 보는 지역은 그런 경우가 있었다”고 인정했다.

김 전 지사는 특히, 홍준표 지사가 언급한 20억원 액수와 관련해 “그 이상인 사람들이 있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이처럼 돈을 가지고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았음에도 “내가 아는 한 절대로 받은 일이 없다”고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김 전 지사는 “매일 아침 회의하면서 우리는 절대로 오점을 남기지 말라고 당부했다”며 “홍 지사는 안타까운 일이지만 당시 공천은 깨끗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당내에서는 홍 지사 발언을 두고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자신이 어려운 처지가 됐다고 당을 같이 죽자는 식으로 궁지로 몰아넣고 있다는 비판이다. 김무성 대표 또한 12일 오후 본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홍 지사 발언에 대해 “워낙 한심해서 할 말이 없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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