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인건비 부담에 철수설 ‘솔솔’
한국GM, 인건비 부담에 철수설 ‘솔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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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코비 사장 “韓, 인건비 부담 높아 효율성 떨어져”
▲ 한국GM이 최근 스테판 자코비 GM 해외사업부문 사장이 한국GM의 인건비 상승률을 지목하며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언급하면서 또 다시 철수설에 휘말렸다. ⓒ뉴시스

국내 자동차 업계에서 수 차례 불거진 바 있는 한국GM의 철수설이 자코비 GM 해외사업부문 사장의 인터뷰로 다시 불붙은 가운데, 사측이 진화에 나섰다.

최근 로이터통신이 제너럴모터스(GM)의 해외 사업을 맡고 있는 스테판 자코비 사장과의 인터뷰를 내보내면서 자코비 사장이 “한국에 있는 공장을 닫을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경쟁력 유지를 위해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언급하자, 한국GM이 우리나라에서 철수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강하게 대두됐다.

아울러 자코비 사장이 낮은 인건비의 사례로 인도를 제시하면서 “인도에서 생산량의 30%(약 17만대)를 수출할 것”이라고 발언한 것으로 확인되자 한국GM에서 철수하고 인도로 생산기지를 이전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더욱 힘을 얻었다.

한국GM의 철수설은 벌써 세 번째다. 지난 2012년 말 GM의 신형 크루즈의 생산기지에서 군산공장이 제외됐을 때 철수설이 불거진 바 있고, 지난 2013년 말에도 GM이 한국에서 주로 생산하는 쉐보레 시리즈의 유럽 철수를 선언했을 때도 한국GM의 존폐 문제가 떠오르기까지 했다.

이번 야코비 부문장의 발언은 구체적으로 인도와의 비교를 통해 한국GM의 효율성 자체를 건드린 것이라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한국의 생산기지를 인도로 이전하겠다는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결국 이를 시사한 것이라고 해석해 철수설 확산에 불을 댕겼다.

◆호샤 사장, 인건비 부담 토로…철수설 확산
특히 철수설에 언급된 인건비 부담 부분과 한국GM의 생산량 감소는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이달 초 세르지오 호샤 한국GM 사장은 “한국 자동차 업계의 인건비는 최근 5년간 50% 인상됐고,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힘들다”며 인건비 부담이 상당함을 호소했다. 특히 한국GM 근로자의 인건비가 5년간 50% 급등하며 전세계 100개가 넘는 GM공장에서 한국 근로자들의 인건비가 가장 많이 올랐다는 얘기는 인도 근로자 임금이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는 점과 비견되며 이를 부채질하고 있다.

한국GM의 생산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것 역시 철수설에 힘을 싣고 있다. 한국GM의 생산량은 2005년 115만대(글로벌 생산량의 20%)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지난해에는 63만대로 절반 수준으로 줄었고, 미국·캐나다·멕시코 등 GM의 북미공장 가동률이 지난해 100%였던 반면 한국GM의 가동률은 75%에 그쳤다.

시장조사기관 IHS는 한국GM의 생산량이 2025년에는 36만5000대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아울러 IHS 아시아태평양 부문 제임스 차오 이사는 “인도가 GM의 주요 글로벌 생산과 수출 기지가 될 것”이라며 인도가 부분적으로 한국의 아시아 수출 기지 역할을 대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자코비 사장은 “강력한 노조는 큰 어려움”이라며 “한국에서의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 논란이 확산되자 한국GM 세르지오 호샤 사장(사진)은 인건비 상승률을 지적하면서도 철수설은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일각에서는 철수는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한국GM의 역할이 개발 위주로 변경될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사진 / 홍금표 기자

◆한국GM 부인에도 역할 변경 가능성 제기
일단 철수설이 불거지자 한국GM 측은 진화에 나섰다. 한국GM 호샤 사장은 한국GM의 경차 스파크 물량 일부를 창원 공장에서 인도 공장으로 이관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는 얘기에 대해 “인도에서 생산하는 구형 스파크만을 의미하며 신형 스파크는 한국GM 공장에서만 생산된다”고 설명했다.

즉, 우리나라에서 팔지 않는 구형 스파크만 인도로 생산 라인을 옮길 뿐이지 여전히 신형 스파크 물량은 우리나라에서 소화한다는 얘기다. 한국GM측은 “서울모터쇼에서 공개된 신형 스파크의 생산라인은 창원공장”이라고 재차 확인했다.

업계에서도 역시 한국처럼 자동차부품을 개발·생산·공급할 수 있는 곳이 많지 않다는 점에서 한국시장에서 아예 철수하는 방안은 쉽게 실행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 생산기지에서 연구 거점으로의 역할 변경 가능성은 여전히 대두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한국GM의 2대 주주인 산업은행이 지난 2010년 GM과 체결한 연구개발 기술 공동 소유권을 언급하면서 “한국GM이 매각되면 공동소유중인 기술이 문제가 될 수 있어 철수보다는 연구개발 거점으로 역할이 변경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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