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홈플러스는 지난 2007년부터 매각설이 불거져 나올 때마다 이를 극구 부인해왔다. 그러나 이제는 정말 매각 수순을 밟게 될 것으로 보인다.
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 대주주인 영국 테스코가 한국사업부인 홈플러스 매각을 결정하고 HSBC를 매각 주관사로, 영국 법률회사 프레시필즈와 법무법인 태평양 등을 법률 자문사로 선정했다.
이날 로이터 통신은 홍콩발 기사를 통해 테스코의 홈플러스 매각 주관사 선정은 매각 구체화의 첫 단계로써 이는 지난해 루이스 테스코 최고경영자(CEO)가 취임한 이래 최대 규모의 구조조정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는 KKR, 칼라일, CVC 파트너스, TPG, MBK파트너스 등의 사모펀드들이 이번 홈플러스 인수전에 대거 참여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농협도 인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특히 농협의 경우 현재 하나로 마트를 운영중에 있다. 하나로마트는 농수산물 비중이 52%를 넘으면 매월 두 차례 의무휴업하지 않아도 되는데, 만약 홈플러스를 인수하게 되면 유통 기업으로써의 성장 가능성을 마련하는 것이 된다. 농협은 현재 자금 여력도 충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업계가 예상하는 홈플러스 매각가는 7조~10조 수준으로 큰 덩치 때문에 인수자를 구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에 쪼개 팔기 가능성도 제기된다.
홈플러스의 경우 태국지점을 제외한 대부분의 사업장에서 부진한 성적을 내놓고 있을 뿐만 아니라 최근 국내에서 ‘고객정보 장사’논란이 발생해 시장 점유율도 점점 떨어지고 있는 추세다. 여기에 루이스 CEO가 극비리에 한국을 찾았던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매각설이 힘을 얻기 시작했었다. 이후 지난 1월 루이스 회장은 홈플러스 매각을 부인했지만, 계속된 실적악화로 결국 매각을 결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게다가 테스코 본사의 자금 상황이 그리 좋지 않다는 것도 매각 결정에 한 몫 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테스코가 작년 상반기 영업이익 추정치를 2억 5000만 파운드(한화 약 4000억원) 부풀린 사실이 밝혀지면서 테스코는 신용등급 하락에다 은행의 차입금 상환 압박까지 잇따르고 있는 상황이다. 이외 2001년 이후 홈플러스 계열 3개 사가 13년 만에 3500억원대 적자를 기록했다는 점 역시 홈플러스 매각에 무게가 실리는 근거가 된다.
한편, 홈플러스는 당초 1997년 삼성물산이 대구에 첫 점포를 출점하면서 알려지기 시작한 국산 업체였다. 이후 1999년 삼성물산이 영국 테스코와 손잡고 합작법인을 설립했고, 2011년 테스코가 삼성물산 지분을 전부 매입하면서 완전히 넘어갔다.[시사포커스 / 진민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