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와 태영건설의 ‘부당거래’ 논란 갑론을박
SBS와 태영건설의 ‘부당거래’ 논란 갑론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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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비용절감하자더니” vs 사측 “연관된 곳 도와준 것”
▲ SBS노동조합이 최근 노보를 통해 비용절감을 강조하던 사측이 태영건설의 재정상 어려움을 돕기 위해 인제 스피디움 숙박권을 억대로 구입했다는 사실을 폭로하고 부당내부거래라며 사측을 규탄하고 나섰다. SBS측은 이에 대해 도와주자는 취지였다며 연수 등 사원복지에 활용하겠다고 해명했다. ⓒSBS노동조합

비용 절감을 강조하고 있는 SBS가 재정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과거의 모회사 태영건설의 숙박권을 대량 구매한 사실을 두고 노사가 ‘부당내부거래’ 여부에 대한 팽팽한 대립을 이어가고 있다.

9일 SBS노조에 따르면 지난 6일자로 발간된 <SBS노보>(발행인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장 채수현)에서 노조는 SBS가 본사와 계열사까지 나서 억대의 인제 스피디움 숙박권을 구매해줬다고 폭로했다. ㈜태영의 소유인 인제 스피디움은 강원도 인제군에 위치한 국내 최초의 자동차 테마파크로, 노조는 노보에서 이를 부당내부거래로 규정하고 사측을 비판하고 나섰다.

노조에 따르면 SBS를 포함한 SBS홀딩스의 여러 자회사들은 지난달 인제스피디움의 숙박권을 수백장 씩 구입했다. 노조는 노사협의회를 통해 확인한 결과 SBS가 500장, SBS미디어넷이 200장, SBS미디어크리에이트가 200장, SBS A&T가 100장 등 총 1000장을 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숙박권 1장이 15만원임을 감안해보면 계열사별로 1500만원에서 7500만원까지 지출한 셈이다. 네 계열사가 지출한 총 금액만 해도 1억5000만원에 달한다.

노조는 “회사가 올해 수익을 내기 위해 본사 및 각 계열사 등을 상대로 비용 절감을 강조하면서 명확한 사유없이 수천만원씩 제3의 회사에 지출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문제 제기의 이유를 설명했다.

노조는 사측이 “계열사와 연관된 곳이 어렵고 하니 주변의 계열사들이 십시일반으로 도와주자는 의견이 있어서 각 사 사정에 맞게 몇 장씩 사주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오너의 이익을 위한 부당내부거래까지는 아니라는 얘기다. 태영건설은 지난해 600억원에 가까운 대규모 적자를 냈다.

태영건설은 지난 2008년 보유했던 SBS 지분 30%를 신설되는 SBS홀딩스에 처분했다. 이에 태영건설이 61.22%를 소유하고 있는 지주사 SBS미디어홀딩스가 SBS지분 34.72%를 보유하고 있는 구조다.

노조는 숙박권 구입 행위를 부당내부거래로 규정하고 “단순히 돈의 문제가 아니라 SBS와 관계가 없는 태영의 계열사인 인제 스피디움의 재정상 어려움을 본사와 자회사 구분 없이 팔을 걷고 돕는 데 나선 것이 문제”라고 규탄했다.

노조는 사측이 “연수를 간다는지 할 때 활용할 수 있으며, 아주 부당하게 1만원을 받아야 할 것을 1원에 준다든지 하는 것은 아니었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노조는 이에 대해 군색한 변명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전자공시시스템 상의 SBS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SBS 정규직 직원 수는 총 929명이다. 비상경영으로 전환한 SBS는 지난해 영업적자 129억원, 당기순손실 34억원을 기록했고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는 안좋은 경영상황 탓에 배당도 하지 못했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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