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습 야간 절도범이 경찰의 도움으로 33년 만에 헤어졌던 모친과 상봉했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상습야간주거침입절도 피의자 김모(36)씨의 요청으로 서내에서 김씨 모친과의 만남을 주선했다고 30일 밝혔다.
김씨는 지난 6~7월 서울 강서‧양천 지역에서 문단속이 제대로 되지 않은 집의 현관문이
나 창문을 열고 침입해 총 232만원 상당의 현금을 훔친 혐의로 검거됐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 김씨는 대출이자 및 생활비 마련을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며 “고아로 어렵게 자랐다. 33년 전에 헤어진 모친을 꼭 만나고 싶다”고 호소했다. 김씨는 어렸을 때 부모의 이혼으로 모친과 잠시 살다 곧 헤어져 부친 손에 키워지다 고아원으로 보내졌던 사연이 있다.
이에 담당 형사는 김씨의 제적등본 등을 토대로 김씨 모친의 소재지를 확인해 지난 28일 강서경찰서에서 모자의 만남을 주선했다.
김씨는 막상 모친과 대면하게 될 상황이 되자 절도 피의자라는 자신의 신분 때문에 만남을 주저했다. 김씨의 모친 역시 현재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아 아들에게 부담을 주게 될 것을 우려해 만남을 망설였다. 하지만 두 사람은 담당 형사의 설득으로 만날 결심을 굳혔다.
33년 만에 상봉한 모자는 2시간여 동안 서로를 끌어안고 눈물을 흘렸다. 김씨 모친은 흐느끼는 김씨의 등을 안고 두드리며 “잘 살고 있는 줄 알았는데 얼마나 힘들었느냐”, “내가 잘 해줬어야 하는데 미안하다”며 되뇌었다.
김씨 모친과의 상봉 다음날 기자들에게 “지금까지 힘들게 살았는데 어머니를 정말 보고 싶었다”며 “(출소하면) 마음 다잡고 어머니를 모시고 열심히 살겠다”고 말했다.
김씨 어머니 역시 “(아들이 출소하면) 나쁜 짓을 안 하고 착하게 산다고 하니 옆에서 도와줘야 되지 않겠느냐”며 “이제 아들만 생각하고 살아보려고 한다”고 심경을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을 통해 가족애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었다”면서도 시민들에게 현관문이나 방문 단속에 주의를 기울여 줄 것을 당부했다. [시사포커스 / 민경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