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헛장사’ LG전자, 스마트폰 팔아 남긴 돈이 겨우 2억?
‘헛장사’ LG전자, 스마트폰 팔아 남긴 돈이 겨우 2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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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기 기준 최대 판매에도 G4 마케팅 비용 증가 타격
▲ LG전자의 연결기준 2분기 영업이익은 2441억원을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0%나 감소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3290억원보다 25%나 적은 수치다. 매출은 13조9000억원으로 8% 감소했다. 사진 / 홍금표 기자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LG전자의 2분기 실적이 공개된 가운데, 가전사업(H&A) 부문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스마트폰 등 휴대전화 사업 부문인 MC 부문의 부진이 예상 외로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나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31일 LG전자 주가는 유가증권시장에서 전날보다 250원(0.61%) 내린 4만600원으로 장을 마감, 3만원대를 코 앞에 두면서 52주 신저가를 또 다시 경신했다. LG전자 주가는 연초 대비 25% 이상 빠진 상태로, 지난 달 11년 만에 5만원대가 무너진 이후 한 달여 만에 4만원대마저 위태한 수준으로 떨어지는 굴욕을 맛보고 있다.

LG전자가 장 마감 후 실적을 발표한 다음 날인 지난 30일 LG전자 주가는 무려 2950원(6.74%)나 하락하기도 했다. LG전자 주가가 6% 넘게 하락한 것은 지난 2012년 4월 26일 6.18%(4800원) 하락해 7만2900원으로 장을 마감한 지 40여개월 만이다. 과거 고점에 비하면 현재 LG전자 주가 수준은 30%에 불과하다.

특히 증권가는 스마트폰 부문 수익 부진에 대한 우려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며 부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목표가를 크게 내리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30일 목표주가를 종전 7만5000원에서 5만5000원으로 하향 조정했고, 삼성증권 6만원, KTB투자증권 5만7000원 등 12개 증권사가 주가 전망치를 떨어뜨렸다.

구체적으로 LG전자의 연결기준 2분기 영업이익은 2441억원을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0%나 감소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3290억원보다 25%나 적은 수치다. 매출은 13조9000억원으로 8% 감소했다.

세계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세탁기와 냉장고 등 가전사업 부문(H&A)이 그나머 298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선방을 기록했지만, TV를 생산하는 HE부문이 2007년 2분기(1383억원) 이후 최대인 827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해 세탁기·냉장고·무선청소기 등으로 번 돈을 TV가 다 까먹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HE부문은 유럽과 러시아를 포함한 신흥국들의 경기부진으로 수요가 부진했고 환율 약세도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굴욕의 MC사업부, 2분기 헛장사 했나
TV부문의 부진도 뼈아프지만 더욱 LG전자를 아프게 하는 것은 휴대전화 사업 부문, 즉 스마트폰 사업부인 MC부문의 부진이다.

MC부문은 지난 2분기 스마트폰을 1410만대(LTE 스마트폰은 810만대)를 팔아 매출 3조6484억원을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과 거의 유사한 수준(-3%)을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LTE 스마트폰 판매량은 2010년 이래 분기 기준 역대 최다다.

하지만 4월 말 플래그십 모델 G4를 출시했음에도 흥행에 실패하면서 영업이익이 2억원으로 떨어졌다.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의 영업이익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수준으로 열심히 스마트폰을 팔아 ‘헛장사’를 한 셈이다.

지난 1분기에 비해서도 영업이익이 700억원 이상 줄어들었고, ‘G3’ 효과로 큰 성과를 냈던 지난해 2분기의 867억원에 비하면 감소율이 무려 99.8%다. 지난해 MC부문은 G3판매 호조로 2분기 867억원, 3분기 16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바 있다.

부진했다는 평가를 받는 삼성전자 IT·모바일 사업부(IM)의 2분기 실적이 2조7600억원인 점과도 크게 대조된다. 매출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3% 감소하는 데 그쳤지만 2분기 G4를 야심차게 출시했음에도 지난 1분기에 분기에 비해 10% 가까이 줄어들었다.

LG전자는 “시장경쟁 심화에 따른 판가 하락과 G4 출시로 인한 마케팅 비용 증가 등이 맞물리면서 영업이익이 크게 하락했다”고 밝혔다. 경쟁사 제품인 갤럭시S6 시리즈와 아이폰6 등에 맞서기 위해 마케팅 비용 지출이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갤럭시S6와 아이폰6 등에 밀려 G4의 판매량이 부진했던 것도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LG전자 관계자는 “객관적으로 보면 목표치보다 부진했던 건 사실”이라며 “아이폰6가 사이즈가 커지면서 안드로이드 영역을 많이 잠식했으며 그 영향도 상당히 크다”고 분석했다.

다만 LG전자는 이번 기업설명회에서는 그간 움직임과 달리 단통법을 겨냥하지는 않았다. 최근부터 LG전자는 초기 단통법 출시 당시의 찬성 방침에서 돌아서 방통위를 향해 “지원금 상한선을 철폐해 달라”고 요구하면서 사실상 단통법이 프리미엄 폰 시장을 크게 위축시켰다고 울상을 지었다. 하지만 정부가 “경쟁력을 높일 생각부터 하라”며 일침을 날리자 관련 논의는 수면 아래로 다시 가라앉은 상태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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