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百, ‘시내면세점 꼴찌’ 리포트 “진짜였네”
현대百, ‘시내면세점 꼴찌’ 리포트 “진짜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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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 시내 면세점 평가서 실제 꼴찌로 확인돼
 
▲ 서울 시내 면세점 사업자 선정 점수가 공개된 가운데, 부사장이 자사를 꼴찌로 평가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를 협박했다는 논란을 빚었던 현대백화점이 실제로 꼴찌를 차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 / 시사포커스DB
지난 7월 뜨거운 관심 속에서 막을 내린 서울 시내 면세점 사업자 선정 점수가 공개된 가운데, 부사장이 자사를 꼴찌로 평가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를 협박했다는 논란을 빚었던 현대백화점이 실제로 꼴찌를 차지한 것으로 확인돼 눈길을 끈다.
 
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인 새정치민주연합 홍종학 의원이 관세청으로부터 넘겨 받은 자료에 따르면 호텔신라와 현대산업개발 연합인 HDC신라가 844점으로 2위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의 806점을 큰 폭으로 따돌리고 1위를 차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두 곳의 사업자에 아쉽게 선정되지 못한 3위는 호텔롯데로 790점인 것으로 나타났다. 관세청은 면세점 사업자 선정 결과를 발표하면서 “HDC신라와 한화가 탈락 후보들과 박빙의 차이는 아니다”라면서 어느 정도의 점수차가 있었음을 인정한 바 있다. 실제 결과에 따르면 1위인 HDC신라와 3위 호텔롯데의 차이는 무려 54점이고 2위인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와 호텔롯데의 차이도 16점이다.
 
3위와 7위의 차이가 28점인 것을 감안하면 적어도 관세청의 발표는 사실이었던 것으로 볼 수 있다. 4위는 신세계 DF(775점), 5위는 SK네트웍스(773점), 6위는 이랜드(764점)이었고, 꼴찌는 현대백화점의 면세점 법인인 현대DF로 762점이었다.
 
특히 ‘유통 빅3’인 현대백화점이 꼴찌를 차지한 것을 두고 흥미롭다는 반응이 나온다. 현대백화점 임원이 면세점 사업자 선정 결과가 나오기 전 현대백화점을 꼴찌로 평가한 리포트를 작성한 한 증권사의 애널리스트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폭언을 퍼붓고 보고서를 내리라고 했다는 논란이 있었기 때문이다.
 
면세점 선정 결과가 나오기 전인 지난 6월 토러스투자증권의 한 애널리스트는 페이스북에 이 같은 내용을 게재해 대기업이 증권사 애널리스트에 갑질을 했다는 논란이 일었다. 이 게시글에는 “현대백화점의 부사장이 전화를 걸었다”면서 “‘네가 뭔데 현대백화점에 대한 면세점 선정 채점을 하고 누가 유력하다고 말하느냐’는 내용이었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이 애널리스트는 “부사장이라는 사람은 ‘당신은 현대백화점의 영업에 중대한 지장을 주었다’면서 ‘만약 앞으로 2일 내에 보고서를 내리고 기자들에게 연락해 신문기사를 일일이 제거하며 사과문을 게재하지 않는다면 법적 소송을 진행할 것’이라고 협박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 임원이 토러스투자증권 측에도 전화를 걸어 협박을 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 애널리스트는 “애널리스트의 위상이 어쩌다 이렇게 격하됐을까”라면서 “씁쓸한 이 기분이 저녁 내내 가시지 않는다”는 심경으로 글을 맺었다.
 
실제 이 애널리스트가 작성했던 보고서에서 현대백화점은 570점으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 면세점 운영 경험이 없고 쇼핑 관광인프라가 부족한 데다가 현대백화점이 내세운 부지 인근에 롯데면세점 무역센터점과 롯데월드 면세점이 있어 입지 면에서도 불리하다는 이유 등에서였다. 이 애널리스트가 매긴 순위는 1위 SK네트웍스(949점), 2위 신세계(833점), 3위(HDC신라(798점), 4위 한화(669점), 5위 이랜드(650점), 6위 롯데호텔(639점), 7위 현대DF(570점) 순이었다.
 
한편 현대백화점 측은 이 애널리스트가 글을 게재해 파문이 확산되자 “객관적인 근거를 갖고 점수를 매긴 것 같지 않아 확인 차원에서 IR 담당 임원이 전화했던 것뿐”이라며 갑질 논란이 억울하다고 해명한 바 있다.
 
현대백화점 측은 실제 부채 비율이나 신용 등급 등이 고려되지 않은 것 같아 항의를 했다고 밝혔으며 점수 부분만 삭제를 해 달라고 요청했을 뿐 사과문을 게재하거나 보고서를 내리라는 말은 절대 하지 않았다고 항변하기도 했다. 현대백화점 측은 부정적인 보고서가 나온 상황에서 항의 전화조차 하지 못한다면 억울하게 당하고만 있으라는 것이냐며 억울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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