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부가 사라진 결혼식? "신부 언니가 대신…"
신부가 사라진 결혼식? "신부 언니가 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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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신부, 보이스피싱 가담자로 '결혼식 전날 구속…'
▲ 결혼식 전날 신부가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혐의로 구속돼 언니가 대신 신부 분장을 하고 결혼식을 치른 황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뉴시스
결혼자금을 마련하려고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범죄에 가담했다가 결혼식 전날 구속되는 바람에 자신의 언니를 식장에 세워 ‘가짜 결혼식’을 치른 황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경기도 부천에 사는 A(27·여)씨는 3월 21일 결혼식 전날 사기 및 전자금융거래법위반(보이스피싱) 혐의로 다른 조직원 8명과 함께 구속됐다.
 
행복한 결혼생활을 앞둔 예비신부 A씨의 인생이 송두리째 흔들리게 된 것은 작년 10월 고등학교 동창 B(26·여)씨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으면서다.
 
B씨는 A씨에게 "보이스피싱, 물품사기, 대출사기 피해자들이 입금한 돈을 인출해 필리핀에 있는 보이스피싱 조직에 보내는 일을 하면 일당 5만원을 주겠다"는 B씨의 제안을 받아들여 함께 2인조 인출책으로 활동했다.
 
결국 A씨는 지난해 11월3일부터 올해 1월31일까지 19차례에 걸쳐 9000만원 가량을 가로챈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고 지난 3월21일 구속됐다.
 
공교롭게도 A씨가 구속된 다음날은 A씨의 결혼식 날이었다. A씨는 웨딩드레스 대신 수형복을 입었다.
 
신부가 결혼식에 올 수 없자, A씨의 둘째 언니가 신부의 분장을 하고 결혼식을 치렀다. 신부가 오지 않으면 신랑 측 사람들에게 당할 망신을 피하기 위해서였다.
 
결국 A씨가 구속된 상황에서 둘째 언니가 웨딩드레스를 입고 결혼식장에 입장해 가짜 결혼식을 치렀다.
 
하지만, 예비 신랑은 '가짜 결혼식' 이후 부모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혀 현재는 A씨와 파혼하고 헤어진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서울북부지법 강인철 부장판사(형사2부)는 필리핀 보이스피싱 조직의 지시로 피해자들이 입금한 돈을 인출하는 인출책 등으로 활동한 혐의(사기 및 전자금융거래법 위반)로 A씨에게 징역 1년6월을 선고했다. [시사포커스 / 이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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