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억 제일모직 주식 합병 발표 전 사들인 혐의
4일 금융당국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은 모니터링 과정에서 삼성 최고위 임원들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매수한 정황을 포착했다. 연루된 인물들은 삼성그룹의 계열사 사장을 일부 포함한 임원 9명으로 알려졌다.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는 이들이 두 회사의 합병 발표를 앞둔 지난 4월에서부터 5월 사이 제일모직 주식을 사들인 사실을 확인했다. 당시 이들이 사들인 제일모직 주식은 400억∼5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소는 당시 제일모직의 주가가 올랐고, 이들이 내부자라는 점을 고려해 심리를 거쳐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에 통보했다.
제일모직 주가는 지난 4월 이후 5월 중순까지 13만~15만원대 선에서 오르내렸다. 이후 5월22일 16만3500원까지 오른 뒤 합병을 공시한 5월26일에는 가격제한폭 가까이 폭등한 18만8000원에 마감했다.
금융위 자본시장조사단은 이들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앞두고 내부의 미공개 정보를 활용했을 가능성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앞서 두 회사의 합병 과정에서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는 자산가치가 큰 삼성물산에 합병비율이 불리하게 책정, 제일모직에는 유리하게 산정됐다며 반발하기도 했다.
또 의결권 자문사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와 글라스루이스(Glass Lewis & Co.) 등도 제일모직의 주가가 자산 가치 대비 고평가됐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거래소에서 통보를 합병 공시 뒤에 받았다”며 “심리를 해서 조사 필요성이 있다고 보낸 건으로 현재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시사포커스 / 신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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