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가 2조원 안팎 될 듯…오는 24일 우선협상대상자 결정

21일 KDB산업은행은 이날 정오 KDB대우증권 본입찰을 마감한 결과 KB금융,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대우증권 우리사주조합 4곳의 후보가 모두 본입찰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아직 4곳의 후보가 제시한 가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대체적으로 2조원 안팎에서 인수 가격이 제시됐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KDB대우증권 보통주는 본입찰을 앞두고 주당 1만800원에 거래됐다.
매각 대상이 대우증권 보통주 1억4000만여 주(43.0%)임을 감안하면 시가 기준으로 지분 가치는 1조5000억원이 된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이 30% 가량 보태지면 약 2조원 가량이 된다. 장부가인 1조7758억원을 뛰어넘는다. 다만 산업은행이 장부가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한 가격을 원해왔던 것에 비하면 제시가격은 다소 낮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협상대상자는 크리스마스 이브인 오는 24일 산업은행 금융자회사 매각추진위원회 및 이사회 의결을 거쳐 선정된다.
KB금융 측은 막대한 자본력과 KDB대우증권 노조의 조건부 지지를 받고 있다는 점에서 유력 후보로 꼽히고 있다. 본입찰에 참여하기도 한 대우증권 노조는 지난 20일 KB금융지주가 고용안정 협약 체결 및 독립 경영 보장 등 직원들의 요구사항을 수용한다는 것을 전제로 KB금융의 인수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타 후보들에 대해 유사·중복 기능에 대한 대규모 구조조정이 예상된다는 점에서 인수를 반대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금융당국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 점에서 만만치 않은 후보로 평가된다. 대우증권의 자기자본규모는 4조원을 훌쩍 넘어 3조원을 넘나드는 양사가 인수에 성공할 경우 자기자본이 7조원대에 가까운 초대형 증권사가 탄생하게 된다. 금융당국이 증권업계를 선도할 초대형 증권사의 탄생을 내심 지지한다는 얘기가 들리면서 양사의 인수 가능성도 탄력을 받고 있다.
중소형 증권사로 분류되는 KB투자증권의 자기자본 규모는 6100억원에 불과해 우리투자증권을 품에 안았던 농협투자증권이 업계 1위로 올라섰음에도 불구하고 압도적인 장악력을 보여주지 못한 사태가 재연될 것이라는 전망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다만 절실함 차원에서는 KB금융 측이 앞서나간다는 평가라 KB금융의 베팅 결과가 주목된다. KB금융은 대우증권이 아니면 업계 1위를 차지할 수 없어 다른 매물은 의미가 없다. 하지만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오릭스로의 매각이 무산됐던 현대증권이 다시 매물로 나올 경우 다시 압도적인 업계 1위로 도약할 수 있는 가능성이 남아 있다. 현대증권의 자기자본규모는 3조원 가량이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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