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C플라워, HK저축은행 인수 호재일까
JC플라워, HK저축은행 인수 호재일까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업계 환경 부정적…시너지 효과에 의문 제기도
▲ 저축은행업계 2위 HK저축은행이 오랜 줄다리기 끝에 결국 JC플라워 품에 안겼지만 매각 직후부터 인수에 비판적인 시각이 고개를 들고 있다. ⓒ뉴시스
저축은행업계 2위 HK저축은행이 오랜 줄다리기 끝에 결국 JC플라워 품에 안겼지만 매각 직후부터 인수에 비판적인 시각이 고개를 들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신용평가는 보고서를 통해 HK저축은행을 인수한 KT캐피탈이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인수 효과에 부정적인 평가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HK저축은행은 자산 규모가 2조원 수준으로 7년 연속 흑자를 내고 있는 업계 2위 저축은행이다.
 
MBK파트너스가 보유하고 있던 HK저축은행은 지난 6일 미국계 사모펀드 JC플라워로 넘어갔다. HK저축은행 지분 98.62%(1985만1171주)를 2224억원에 인수하는 방식으로 JC플라워는 국내 사모펀드인 보고펀드와 손을 잡고 MBK파트너스와 주식매매계약(SPA)를 체결했다.
 
이로 인해 JC플라워는 KT캐피탈과 두산캐피탈에 이어 저축은행까지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게 됐다. JC플라워는 전세계 금융사에 전문적으로 투자하는 사모펀드로 자산 운용 규모만 해도 20조원에 달한다.
 
하지만 애초에 HK저축은행 인수전이 파리만 날리던 이유였던 국내외 제2금융권 상황이 오히려 악화되는 상황에서 JC플라워가 기존에 고수하던 1000억원대 후반을 상회하는 금액으로 HK저축은행을 인수하자 곳곳에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일단은 한신평의 지적대로 시너지 효과가 예상만큼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부정적인 평가가 주를 이룬다.
 
JC플라워는 기업 고객에 강점이 있는 KT캐피탈과 소비자 금융에 강점을 보이는 HK저축은행이 상당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한신평은 오히려 이처럼 업권이 다른 점이 고객 정보 공유와 연계 영업면에서 수익 개선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평가를 내렸다. 여신전문금융업과 저축은행 관련 규제 탓이다.
 
현재 업계 경쟁이 치열해 업황 부진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KT캐피탈은 올해 추가적인 조달비용 감소를 기대하기 어렵고 경쟁 심화와 정책 등의 환경 변화에 따라 운용수익률 하락 압력도 강하게 받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11월 말 한신평은 KT캐피탈의 사업안정성이 떨어졌다며 신용등급을 하향조정한 바 있다.
 
더욱이 현재 저축은행업계는 잇단 규제로 수익성 악화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광고 규제는 물론이고 최고 대출금리 인하도 예고돼 있다. 개인신용대출 비중이 높은 HK저축은행은 대출금리가 인하되면 수익성에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HK저축은행의 개인신용대출 비중은 35% 가량으로 저축은행 평균인 20%를 훨씬 상회한다. 한 때 HK저축은행 인수를 검토하던 업계 1위 SBI저축은행이 인수 의지를 접었다거나 뚜렷한 인수후보가 나타나지 않았던 것도 이 때문이라는 평가다.
 
여기에 올해 하반기부터 인터넷전문은행 두 곳이 본격적으로 출범하면서 중금리 대출 시장에서의 출혈 경쟁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SBI저축은행 등 저축은행들은 최근 중금리 대출 시장 선점에 나섰지만 정책적으로 규제를 강화하는 업계와 신규로 진입시키는 업계의 경쟁 여력은 아무래도 차이가 나기 마련이라는 점에서 저축은행업계는 불안에 휩싸여 있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