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부가서비스 축소시 설명의무 강조

23일 법원에 따르면 최근 구 외환카드 사용자 유모 씨는 외환 크로스마일 스페셜에디션 카드(이하 크로스마일 카드)의 부가서비스 축소에 반발해 제기한 소송에서 승소 판결을 받아들었다.
유 씨는 지난 2012년 10월 회원들에게 1500원 사용시 2마일(3.2km)의 항공사 마일리지가 적립되는 외환 크로스마일 카드를 발급받았다. 연회비는 10만원에 달했다.
하지만 1년도 채 되지 않은 지난 2013년 9월 당시 외환카드는 마일리지 혜택을 1.8마일로 10% 가량 줄였다. 이에 유 씨는 외환카드가 사전 설명없이 부가서비스를 일방적으로 축소했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반면 외환카드 측은 해당 사실을 2013년 2월 말부터 6개월 전부터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지로 올려놨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23부(재판장 우라옥 부장판사)는 “사전 설명 없이 항공사 마일리지를 축소한 것은 부당하다”면서 하나카드에 “유 씨에게 발급한 카드의 유효기간 만료일까지 최초 약정대로 항공사 마일리지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부가서비스 혜택 축소 가능성을 명시한 약관 자체가 불공정한 것은 아니지만 부가서비스를 축소할 때는 인터넷으로 가입한 가입자에게도 전화 통화 등을 통해 미리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특히 마일리제 제공기준이 회원가입여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항이라는 점이 강조됐다.
또한 재판부는 최초 계약시 상품설명 화면 및 계약신청 화면에 약관 게시와 별도로 고객이 쉽게 알아보고 이해할 수 있도록 중요내용의 설명의무를 이행하는 것도 어렵지 않다고 판시했다. 중요내용의 설명의무가 여러모로 부족했다는 얘기다.
하나카드 측은 이에 대해 “법규에 따라 거친 절차이며 억울하다”고 밝혔다. 하나카드는 또한 “계약 당시 고객에게 마일리지 축소 가능 여부를 충분히 알렸느냐에 대해 인터넷 신청 고객에게까지 전화로 구두 설명을 해야한다는 부분은 다툼의 여지가 있어 항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KB카드는 51개의 카드를 퇴출시켰고 하나카드는 행복디자인을 이용하는 장기 우량고객에게 제공하던 매년 종합건강검진권을 지난해부터 없앴다. 지난해 12월 금감원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카드사들이 부가서비스 축소·폐지 약관 변경을 신청한 건수는 총 79건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최근 하나카드는 회원 9명이 제기한 7개 가량의 소송에서 잇따라 패소하고 있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올해 6700억원 가량의 수익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카드업계는 부가서비스 축소에 더욱 신중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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