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개헌논의, 경제블랙홀 유발” 반대 표명
朴대통령 “개헌논의, 경제블랙홀 유발” 반대 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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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헌’ 놓고 친박 vs 비박 힘겨루기 가나? 野 “국회 간섭마라” 반발
▲ 올초 신년 기자회견에서 개헌 논의 반대 입장을 밝혔던 박근혜 대통령이 최근 정치권에서 불거지기 시작한 개헌 논의에 대해 다시 부정적 입장을 밝히고 나서 정치적 파장이 주목되고 있다. ⓒ청와대

박근혜 대통령이 최근 정치권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개헌 논의와 관련해 부정적 입장을 밝히고 나섰다. 올초 신년 기자회견에서 ‘개헌 논의’와 관련해 “올해는 다른 생각할 때가 아니다”며 반대했던 입장을 견지한 것이다.

박 대통령은 6일 오전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며 “지금 우리에게는 그 어떤 것도 경제 살리기에 우선할 수가 없다”며 “경제회생의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고 국민안전과 공직사회 혁신 등 국가대혁신 과제도 한 시가 급한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은 “장기간 표류하던 국회가 정상화돼서 이제 민생법안과 경제 살리기에 주력해야 하는데, 개헌 논의 등 다른 곳으로 국가 역량을 분산시킬 경우 또 다른 경제의 블랙홀을 유발할 수 있다”며 개헌 논의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박 대통령은 거듭 “올해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 국회도 경제 살리기와 국민들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것을 국정의 최우선 순위로 삼아서 함께 힘을 모아주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이처럼 직접적으로 개헌 논의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나섬에 따라, 여당을 중심으로 불붙어 오던 개헌론이 어떤 방향으로 진행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새누리당 내에서 개헌 논의는 주로 비주류 의원들을 중심으로 활발히 전개돼 왔던 바 있어, ‘개헌 논의’ 문제를 놓고 친박 주류와 비주류 간 힘겨루기가 이뤄질지도 주목된다.

앞서 개헌 추진에 적극적 의지를 보였던 김무성 대표가 최근에는 다시 시기 조절을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관전 포인트다. 김 대표는 당 대표 취임 이후 관훈토론회 및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세월호 정국이 마무리되는 대로 개헌 논의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던 바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다시 정기국회를 마무리 한 이후 개헌 논의를 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시기를 다소 늦추고 있는 상황이다.

‘개헌 논의 시기’를 두고 김무성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과 코드를 맞춘 것인지, 박 대통령의 입장을 헤아려 시기 조절을 하고 있는 것인지 여부가 ‘개헌 논의 시점’을 가르는 핵심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박 대통령의 이 같은 ‘개헌 논의 불가’ 입장에 새정치민주연합은 “대통령의 국회 간섭”이라며 비판했다.

유기홍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후 현안브리핑에서 “개헌추진 국회의원 모임에 152명이 참여하고 있고, 오늘 한 언론사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231명의 국회의원이 개헌에 찬성한다는 보도가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개헌논의를 비난한 것은 대단히 부적절한 일이다. 이러니 제왕적 대통령제를 개헌해야한다는 주장이 힘을 받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유 대변인은 그러면서 “국회가 헌법 문제를 논의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더구나 개헌의 필요성은 1987년 개헌이후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며 “여야의 중진과 다수의 국회의원들이 시대변화에 따른 개헌의 필요성을 진지하게 논의하는 것을 대통령이 응원하기는커녕 정치적 색안경을 끼고 무조건 안 된다고 비판하는 것은 대통령으로서 적절한 발언이 아니다”고 일갈했다.

특히, 유 대변인은 박 대통령의 ‘개헌 논의 불가’ 입장 외에도 “최근 국회와 정치권에 대한 불만과 비판을 계속 쏟아내고 있다”며 “대통령이 국회를 간섭하고 지시하면 안 된다. 대통령이 ‘오더’를 내리면 정쟁과 갈등의 원인이 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유 대변인은 “박근혜 대통령이 무조건 안 된다고만 하지 말고, 국회의 진지한 개헌논의에 대해 지켜봐주시고 의견을 주시는 것이 현명하다”며 자중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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