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죽지세’ 코스피, 박스권 뚫고 환호·경보 교차
‘파죽지세’ 코스피, 박스권 뚫고 환호·경보 교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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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00선 까지 간다” vs “과열 충격 대비해야” 맞서

 

▲ 17일 코스피가 2140선에 안착하고 코스닥이 7년 3개월 만에 700선을 회복하는 등 강세장이 이어진 가운데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사진 / 홍금표 기자

코스피와 코스피가 나란히 2140선과 700선에 안착하며 활황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장밋빛 전망과 경보가 동시에 나오는 등 기대와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

17일 코스피 지수는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전날보다 3.60p(0.17%) 오른 2143.50으로 장을 마감했다. 그간 코스피와 엇갈린 행보를 보여 왔던 코스닥도 706.90으로 마감, 7년 3개월 만에 700선을 회복했다.

이 같은 최근의 증시 활황은 각국의 경기부양책으로 풍부한 유동성이 지속됨과 동시에 국제 유가 반등과 맞물려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기관 투자자들도 펀드 환매 압력에서 조금씩 벗어나고 있다. 시장에서는 주식형 펀드 매물이 거의 소화된 것으로 보고 있다.

코스피의 상승은 6거래일 연속이며 이 기간 코스피 지수는 4.04%나 상승하는 급등세를 보였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홀로 2799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개인과 기관은 각각 1533억원, 1361억원의 매도 우위를 보였다.

코스닥 시장은 개인과 기관이 각각 348억원과 609억원을 사들이며 외국인의 857억원 매도세를 버텨냈다. 코스닥 역시 4월 이후 1% 이상 급등세를 5번이나 기록하며 쾌조의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증시의 유동세가 본격화된 4월 이후 코스피·코스닥 양대 증시에는 13거래일동안 일평균 10조원이 넘는 거래대금이 몰렸다. 이는 지난 3월보다 2조원 이상 증가한 수치다.

◆모건스탠리 “2700까지 간다”
시장에서는 아직도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보며 미소짓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아직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본격화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본격적인 ‘실적 장세’가 펼쳐질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증권 관련기관 관계자는 “최근 증권시장의 훈풍은 박스권까지 치고 올라오다가 금방 기세가 꺾였던 과거 유사 사례에 비하면 상승 모멘텀이 강하다”고 긍정적 평가를 내놓으면서도 증시 상승의 직접적 배경이 될 기업 실적이 아직 본격화되지 않았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외국계 투자은행들은 올해 2200~2300선까지도 도달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특히 모건스탠리는 올해 2분기 중 기준금리 추가 인하와 경기선행지표 개선을 예상하며 올해 코스피 목표치를 2200으로 제시하면서 최고 2700선까지도 도달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바클레이즈는 환율과 유가 안정에 주택시장 회복 등으로 기업실적 개선 모멘텀이 강해지고 사상 유례없는 저금리로 코스피의 연말 목표치를 2,300으로 잡았다.

국내 증권사들도 서둘로 코스피 예상 등락범위를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삼성·NH투자·한국투자 등 주요 10개 증권사의 코스피 예상 등락범위를 집계한 결과 코스피 상단 전망치로 2150∼2250이 제시됐다. 코스피 지수의 역대 최고치는 2011년 5월 2일 기록된 2228.96이며 장중 기록으로는 같은 해 4월 27일에 나온 2231.47이다.

급등세를 보인 코스닥 역시 곳곳에서 울리는 경보에도 지수대 자체가 과거와 비교하면 그렇게 높은 수준은 아니라는 평가도 나온다. 코스닥 지수의 기준일인 1996년 7월 1일 지수가 1000인 점에 비춰보면 최근 상승세로 1996년 코스닥 출범 때의 70% 수준을 회복한 것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코스닥 지수의 사상 최고치는 2000년 3월 10일의 2834.40이며 원래 기준 지수는 100이었지만 2000년대 초반 닷컴 버블이 터지면서 지수가 너무 낮아져 2004년 1월에 기준단위를 100에서 1000으로 변경했다. 

▲ 외국계 투자은행과 국내 증권사들은 잇따라 올해 코스피 지수 상단 등락 범위를 상향하며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신용융자 잔액이 사상 최고지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조정 국면에서의 충격을 주의하라고 경고에 나서고 있다. 사진 / 홍금표 기자

◆곳곳에서 경보…조정 국면시 충격 우려
반면 일부 국내 증권사들은 이상 급등세에 빨간불을 울리고 나서고 있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불확실성의 해소가 미진한 상황에서 증권시장이 예상보다 너무 빨리 달아오르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삼성전자와 자동차업종을 뺀 ‘경기민감업종’에 대한 실적 개선 기대감은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신용융자 잔액의 증가세가 가파르다는 점은 과열현상 우려를 낳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신용융자 잔액은 6조9724억원을 기록해 7조원 돌파를 목전에 뒀다. 지난해 말 신용융자 잔액 5조770억원과 비교해 보면 신용융자 잔액이 불과 네 달 사이에 40%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이에 증시가 조정국면에 들어설 때의 충격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김진영 NH투자증권 연구원도 “풍부한 유동성과 이익 모멘텀 개선에 따라 코스피의 추가 상승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설명하면서도 다만 “단기 급등에 대한 부담과 박스권 돌파에 따른 차익 실현 욕구로 인해 속도 조절이 이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중국의 경기 부진 등 코스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는 여전히 남아 있는 상태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팀장은 "당분간은 조정이 있더라도 지수가 크게 떨어지지는 않겠지만 미국 긴축 우려 등이 있어서 5월 중순 이후에는 변곡점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코스닥 지수의 이상 급등세는 더욱 우려되는 상황이다. 신용융자 잔액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고 조정 장세에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전날 기준 코스닥의 신용융자 잔액은 3조7823억원으로 시가총액이 8배가량 더 큰 코스피의 3조3321억원을 넘어선 상태다.

여기에 기관과 외국인은 과열 현상에 동참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들어 개인 투자자들의 비중이 지나치게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코스닥 시장의 외국인 보유 비중은 지난달 말 기준 10.49%에 그치고 있다. 대체적으로 개인 투자자는 시장 분위기에 잘 휩쓸리고 단기적 투자 성향을 보이기 때문에 지나친 개인 투자자의 비중은 코스닥의 꾸준한 상승세를 저해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김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시장이 기관의 차익 실현성 매물로 단기 조정을 나타낼 수 있다”며 “상승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개인의 순매수만으로는 코스피처럼 순환매가 일어나며 업종 전반에 걸쳐 상승세가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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