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수생 우리은행, 조만간 분할매각 민영화 추진?
5수생 우리은행, 조만간 분할매각 민영화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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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개 후보 접촉설 나와…연내 추진 가능성 높아져
▲ 지난해 교보생명의 막판 불참으로 우리은행 민영화 시도가 4번째 불발을 겪은 가운데, 분할매각 방식으로 인수하려는 후보 5~6곳이 현재 정부와 교감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 / 홍금표 기자

지난해 교보생명의 막판 불참으로 4번째 유찰을 겪었던 우리은행 민영화가 조만간 재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기관투자자, 사모펀드 등 5~6곳의 후보자가 우리은행의 정부 보유 지분에 관심을 가지고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번 협상은 경영권 매각이나 완전 분산 매각보다는 정부 보유 지분을 과점주주에 분할매각하는 방안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졋다.

분할매각은 예비 주주들의 지분 매입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어 4번이나 실패했던 우리은행 민영화의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는 방안으로 기대된다. 현재 예금보험공사가 보유중인 우리은행 지분을 여러 명의 주요 주주들에게 나눠 파는 방안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현재 5~6곳이 우리은행 측 지분에 관심을 가지고 정부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올해 9월이나 10월쯤에는 우리은행 민영화와 관련해 가시적인 윤곽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금융위는 이에 대해 사실 무근이라고 해명했다.

금융위원회의 오랜 속원인 우리은행 민영화는 지난 2010년 10월 처음 추진된 이래 4차례나 불발됐다. 연이은 실패의 가장 큰 이유는 경영권을 포함한 ‘통매각’ 방침 때문이다. 정부는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라는 민영화 원칙을 고수해 경영권 프리미엄을 붙이려고 했고, 번번이 입찰 유효조건이 성립되지 못했다.

2010년 첫 시도 당시에는 금융사 11곳이 입찰참가의향서를 냈지만, 유력 후보가 예비입찰에 불참해 무산됐다. 당시 우리금융 지분 절반인 28.5% 이상을 사겠다는 투자자가 2명 이상이어야 한다는 조건이 충족되지 못한 탓이다.

지난 2012년 당시에도 KB금융이 막판에 발을 빼자 교보생명도 발을 빼면서 무산됐다. 지난해에는 교보생명과 중국의 안방보험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됐고, 실제 교보생명은 입찰 참가 선언까지 했지만 결국 매각 대금과 보험사의 은행 지분 소유 등에 대한 부담 때문에 4번째 무산을 겪었다.

특히 지난해에는 정부 보유 지분 중 경영권을 가져갈 수 있는 30%를 통매각하고 23.76%는 쪼개팔겠다는 투트랙 전략까지 나왔지만 결국 30%에 대한 3조원이 넘는 인수 대금의 부담이 상당했다는 평가다. 경영권 지분 입찰은 무산됐고 쪼개팔기 분량 중 5.94%가 매각되는 데 그쳣다.

이번에 민영화가 5번째로 추진될 경우 경영권 지분을 따로 분리하지 않고 전체를 대상으로 쪼개팔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간의 경험상 우리은행 경영권과 지분을 통째로 파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학습 효과’가 생겼다는 얘기다. 금융위의 인수 의향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소문도 이런 맥락에서 나오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분할매각 방침이 확정되면 과점주주들이 주주협의회를 구성해 사외이사 과반수 추천권 등 실질적 지배권을 행사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현재 우리은행의 시가 총액은 7조원 가량으로, 지분 5% 인수에 3500억원 정도가 필요하다. 또한 우리은행은 부실 채권을 정리하고 순익이 늘어나는 등 기업 가치 끌어올리기에 한창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편 우리은행은 5월 중순부터 영국 런던 등 유럽에서 투자설명회(IR)를 개최한다. 국내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IR도 준비 중이다. 우리은행의 IR, 매각주간사들의 투자자 발굴 등을 통해 시장 수요를 확인한 후 수요에 맞게 매각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전략이다. 금융위의 우리은행 매각방안은 빠르면 내달 중에 발표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지난 3월 말 주주총회에 참석해 “올해 경영목표는 기업가치 제고로 결정했다”며 “우리은행의 강한 경쟁력을 이어받아 다음 민영화에 성공해 고객과 주주, 국민들에게 반드시 보답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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