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박계인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은 1일 유승민 원내대표의 거취 문제와 관련 “명예로운 퇴진이 어디있냐. 퇴진은 자리를 내놓는데”라며 유 원내대표의 사퇴 불가 입장을 밝혔다.

이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최고위원·중진연석회의에 참석한 후 기자들과 만나 “유 원내대표의 거취문제를 최고위원들이 앞장서서 사퇴하라는 게 말이 되느냐”며 이같이 말했다.

이 의원은 친박계의 유 원내대표 사퇴 주장에 대해선 “지금 남 말하는 것에 시비걸고 싸울 군번이 아니다”며 “과유불급이라는 말이 있다. 뭐든지 지나치면 부족한 것만 못하다는 말이 이번 기회에도 맞는 말”이라고 했다.

이 의원은 또 “당이 자율적으로 움직여야 한다”며 “당은 국민을 보고 정치를 해야 하고 청와대에 대해선 중립적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유 원내대표 사퇴는 당과 청와대에도 바람직하지 않다”며 “여권 지지하는 분들이 불안해하고 여권에 비판적인 국민들에게 당의 모습이 한심해 보일 것이다. 지금은 여당발(發) 정쟁을 중단하고 국정 현안에 몰두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이어 “지금은 메르스와 추경, 그리고 더 중요한 그리스 디폴트가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 등 국정 현안에 전념에 해야할 때”라면서 “여당끼리 싸우고 니가 나가라 내가 나가라 할 때 아니다”고 거듭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당이라고 하는 것은 자기와 다른 생각을 배척하는 것이 아니고 자기와 다른 생각을 포용하고 조율해서 하나의 생각으로 만들어내기 위해서 정당이 있는 것”이라면서 “자기와 같은 생각만 하는 사람만 있고 다른 사람은 나가라고 하면 이해할 수가 없다. 그것은 사당이 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날 최고중진연석회의에는 친박계인 서청원·이정현 최고위원이 불참, 유승민 원내대표 사퇴를 둘러싼 압박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또한 이날 최고중진연석회의는 비공개로 진행됐다. 통상적으로 수요일에 열리는 최고중진연석회의는 일부 공개로 공개로 진행됐지만 이날은 갑작스럽게 회의 직전 비공개로 전환됐다. 이는 유 원내대표 거취 논란이 크게 작용했다. 참석자 상당수가 비박계 중진의원들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비공개 결정에 대해 비박계를 중심으로 일부 의원들이 불만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고중진회의에선 중진의원들이 지도부 책임론과 함께 유 원내대표 사퇴에 반대 입장을 들고 나왔고 최고위원들이 이를 반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기현 기자 mihokiho@naver.com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