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인수 후보들 모두 ‘손사레’…사정 보니
대우조선, 인수 후보들 모두 ‘손사레’…사정 보니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화·포스코 등 거론 대상들 강력 부인
▲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을 살려 매각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인수 후보들이 저마다 손사레를 치며 선을 긋고 있다. 사진 / 홍금표 기자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2분기 3조원이 넘는 천문학적인 영업손실을 기록한 대우조선해양을 살려 매각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인수 후보들이 저마다 손사레를 치며 선을 긋고 있다.

29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최근 산업은행은 국회 정무위원들에게 대우조선해양을 정상화한 뒤 매각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대우조선해양은 해양플랜트 부실을 털어내는 과정에서 3조원이 넘는 분기 적자와 함께 주가도 반토막이 난 상태다.

이에 산업은행이 실사를 마친 후 매각 검토에 들어가 10월에 매각할 것이라는 예상까지 제기되자 업계는 유력한 인수 후보들을 꼽는 등 계산에 분주한 모습이다. 산업은행은 대우그룹 구조조정 과정에서 2000년 12월 14일 대우조선에 대한 출자전환 과정에서 지분을 취득해 15년째인 3월 말 현재 31.50% 지분을 갖고 있다.

우선적으로 과거 2008년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에서 6조3000억원을 써내고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얻었던 한화그룹이 유력하다는 설에 휘말렸다. 당시 한화는 3150억원의 입찰보증금까지 내고 김승연 회장이 직접 인수전을 챙겼지만, 이듬해 글로벌 금유우이기가 터지면서 대금 분할납부를 둘러싸고 산업은행과의 의견 차이로 딜이 무산됐다.

하지만 한화 측은 “현재까지도 대우조선해양 인수 무산 책임소재를 놓고 산업은행과 3150억원의 이행보증금 반환 소송을 진행 중”이라면서 “인수는 말도 되지 않는다”고 손사레를 쳤다. 해당 소송은 산업은행이 2심까지 승소했고 현재 대법원에 계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전에 참여했던 포스코 역시 인수설에 휘말렸지만 “절대 인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앞서 포스코는 지난 15일 열린 2분기 IR에서도 “혹시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에 대해서는 아니라고 말씀 드린다”며 질문이 없었음에도 미리 확실하게 선을 그었다.

포스코는 검찰의 비리 관련 수사와 대우인터내셔널 항명사태 여파로 계열사 매각, 법정관리, 경영진 사표 제출 등 잇따라 강도높은 쇄신안을 발표하며 혼란을 수습하는 데 여념이 없다는 평가다.

이밖에 조선업계 맏형 현대중공업이나 또 다른 후보인 두산그룹 역시 인수설을 일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인수 후보로 거론되는 기업들이 사전에 논란을 차단하고 있는 것은 최근 불거진 해양플랜트 부실 논란이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조선업계가 전반적으로 불황의 파고를 넘지 못하고 있는 상태에서 대우조선해양 계열사들의 부실 역시 현재 정리가 진행중이기 때문에 큰 메리트가 없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 같은 부정적인 인식을 반영하듯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할 것이라는 소문이 나자마자 주식시장에서는 한화 주가가 5.45%나 폭락하기도 했다.

산업은행이 즉각 매각에 나서기 쉽지 않다는 예상도 나온다. 현재 대우조선해양 주가는 논란이 불거지기 이전에 비해 반토막 난 상태로 산업은행 보유 지분 31.46%의 주식 가치는 5000억원도 채 되지 않는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해도 1조원 안팎에 불과한 셈으로 7년 전 한화그룹이 써냈던 가격에 비해 턱없이 모자라다.

올해 주요 M&A 중에서 KT렌탈 인수가가 1조원을 약간 넘었고 동양시멘트 인수가가 8100억원대로 추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세계 3위 조선사인 대우조선해양의 가격치고는 산업은행이 만족하지 못할 것이라는 얘기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