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달 정성립 신임 사장 체제로 새롭게 출범한 대우조선해양이 좋지 않은 재무구조에도 매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STX프랑스를 강제로 떠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산업은행으로부터 최근 STX프랑스(생나제르 조선소) 지분 66.66%에 대한 인수 검토를 요청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분 31.5%를 보유한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의 요청에 따라 대우조선해양은 인수를 전제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TX프랑스는 STX그룹의 자회사인 STX노르웨이가 지배하는 STX유럽(옛 아커야즈)의 계열사로 세계 양대 크루즈 전문 조선소로 꼽히는 등 크루즈선 분야에 강점을 보이고 있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지난해 말을 목표로 매각을 추진해 왔지만 유력 인수후보군이었던 이탈리아 회사가 발을 빼면서 5개월 째 성과가 나지 않고 있다.
다른 유럽 계열사인 STX핀란드는 독일 조선사 마이어베르프트와 핀란드 정부에 매각하는 데 성공했지만, STX프랑스의 매각이 지지부진하자 2대 주주인 프랑스 정부가 산업은행에 대해 비판하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STX사장이던 정성립 사장을 대우조선해양 신임 사장으로 선임한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에 매각을 떠넘기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제기하고 있다. 가뜩이나 정성립 사장은 대우조선해양 사장 선임 방침이 알려지자마자 대우조선해양이 STX조선해양을 떠안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휘말린 바 있다.
여기에 정성립 사장이 홍기택 산업은행 회장과 경기고 동문이라는 점도 이 같은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 하지만 대우조선해양은 인수 요청을 받은 것은 지난 2월이라며 정성립 사장과의 연관성을 부인했다. 당시 산업은행은 지난 2월 대우조선해양의 일부 임원진을 생나제르 조선소로 시찰보내기도 했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현재 인수를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며 “신임 대표이사가 정식으로 취임하기 전이라 당장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대우조선해양의 인수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어 실제로 인수가 추진될 경우 동반 부실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크루즈선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것은 나쁘지 않다고 하더라도 대우조선해양의 자금 상황이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대우조선해양의 지난해 말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387억원으로 2013년의 3829억원에서 크게 줄었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